영화 ‘서울의 봄’이 관객 700만 명 돌파를 바라보면서 ‘12·12 군사반란’에 대한 시민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신군부 세력에 저항하다 숨진 고(故) 김오랑 중령 등을 비롯한 ‘쿠데타 진압군’을 기리는 추모 행사가 전국 곳곳에서 잇따라 개최된다.
김해인물연구회와 김오랑 기념사업회 등은 12일 오전 10시 경남 김해 삼정동에 세워진 김 중령의 흉상 앞에서 44주기 추모 행사를 연다고 11일 밝혔다. 같은날 오전 10시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는 김 중령과, 12·12사태 당시 숨진 정선엽 병장과 박윤관 상병의 추모식이 합동으로 진행된다.
광주광역시 동신고등학교에서는 정 병장을 기리기 위한 추모식이 진행된다. 이후 오는 13일에는 조선대학교에서 정 병장의 명예 졸업장 전달식이 거행된다. 정 병장은 조선대 전기공학과 2학년을 마친 뒤 입대해 졸업을 하지 못한 채 전사했다.
기념사업회 등은 ‘서울의 봄’ 흥행으로 인해 올해 추모 행사에는 일반인 추모객들의 발길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 9일 열린 ‘서울의 봄·12·12 특별 현충원 투어'에 100여 명의 시민이 김 중령의 묘역을 방문하기 위해 몰리기도 했다.
김준철 김오랑 기념사업회 사무처장은 “김 중령은 불리한 상황에서도 본인의 업무를 충실하게 수행한 참군인의 표본”이라며 “다수가 개인의 일신을 위해 일탈 행위를 하는 상황이라도 소수가 자신의 자리를 묵묵히 지킨다면 사회를 지탱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전달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12·12사태 당시 소령이었던 김 중령은 신군부 측 군인들에 맞서 홀로 교전을 벌이다 13일 오전 0시 20분께 총상을 입고 전사했다. 정 병장은 국방 벙커를 지키며 제1공수특전여단에 저항하다 총격을 받고 전사했다. 신군부 측 소속이던 박 상병은 육군참모총장 초소를 지키다 해병대 병력의 총탄을 맞아 숨졌다.
김 중령은 1990년 중령으로 추서됐으며, 지난해 12월에는 사망 구분도 순직에서 전사로 바뀌었다. 정 병장 역시 전사 처리됐으나, 계급 추서는 이뤄지지 않았다. 박 상병은 신군부 시절 일병에서 상병으로 추서됐지만, 사망 구분은 여전히 순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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