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중국은 포괄적·점진적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의사를 재차 나타냈고 호주는 와인 등 자국산 식품에 대한 고율 관세 철회를 요구했다. 서로 다른 진영에서 반목하던 양측이 상호 이익을 높이기 위한 ‘실리 외교’에 나서는 모습이다.
시 주석은 6일 중국 베이징에서 만난 앨버니지 총리에게 “중국과 호주는 상호 이해와 신뢰를 쌓으면서 포괄적이고 전략적인 동반자 관계의 발전을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앨버니지 총리 역시 “양국은 차이점이 있지만 동시에 상호 관계에서 이익이 있다는 것도 인정한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회의에서 양국이 협력 가능한 경제 사안을 가장 중점적으로 다룬 것으로 분석된다. 앨버니지 총리는 호주산 와인·바닷가재·쇠고기 등의 식품에 중국이 부과하는 고율 관세를 해결해줄 것을 요구했다. 그는 “시 주석이 호주 와인이 좋다는 데 확실히 동의했다”며 관세 철폐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호주의 최대 교역 상대국인 중국은 지난해 호주산 석탄·목재·보리에 대해서는 고율 관세를 폐지했으나 최대 218%의 관세가 붙는 와인을 비롯한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여전히 유지 중이다.
시 주석은 “남태평양 국가들을 지원하기 위해 호주와 함께 더 많은 3자와 다자 협력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CPTPP 가입 의지를 드러낸 발언으로, 호주의 지지를 우회적으로 요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CPTPP 가입에는 기존 12개 회원국의 만장일치 찬성이 필요하다. 앨버니지 총리는 7일 리창 중국 총리와도 만나 양국의 연례 총리 회담을 복원하기로 했다. 중국과 호주는 2020년 스콧 모리슨 당시 호주 총리가 서방 주요국 정상들과 중국을 겨냥한 코로나19 발원지 조사를 촉구한 것을 계기로 틀어지기 시작했다. 이후 중국이 호주에 관세 보복을 본격화하고 호주는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 안보협력체) 등과 협력을 강화하며 관계가 악화됐으나 지난해 인도네시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화해 무드에 들어섰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