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가 3월 세상에 나오면서 정보기술(IT) 산업은 인공지능(AI) 시대로 접어들었다. 반도체 관점에서 엔비디아와 AMD 같은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업들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복잡한 연산 처리에 필요한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생산을 위해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마이크론과 같은 기업들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같은 플랫폼 기업들은 자사의 제품에 대형 언어 모델이 탑재된 생성형 AI 기술을 접목시키고 있으며,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생성형 AI를 탑재한 제품을 선보이면서 고객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실질적인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과거 ‘메타버스 해프닝’과는 다른 모습이다.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는 이번 실적에서 논문을 인용해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IoT)으로 인한 반도체 시장이 2030년까지 약 1조 달러(약 1353조 6000억 원)로 전년 대비 75%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각 시장 분석 기관에서는 클라우드 데이터 분석 시장과 멀티클라우드 관리 시장이 각각 연평균 30%와 28%,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 시장은 2029년까지 23%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AI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가장 우선적으로 크게 변화하고 있는 산업은 소프트웨어 기반 플랫폼 및 솔루션 산업이다. 가입자 수가 재산인 대형 플랫폼 기업들은 생성형 AI를 도입하지 않으면, 고객이 더 편한 플랫폼으로 이탈할 것으로 판단하여 인공지능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MS와 구글, 아마존은 자사의 클라우드에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했고 기존 플랫폼에 생성형 AI 기술을 탑재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대형 언어 모델(LLM)을 이용하여 문서와 PPT를 제작해주는 ‘코파일럿’ 버전을 내놓았으 구글은 인공지능 바드의 차세대 LLM인 ‘PaLM 2’를 탑재한 지메일 자동화 완성 기능, 지도(이머시브 뷰), 구글 포토(피사체 이동, 배경 채워주기 등) 기능 등을 선보였다.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 (RPA) 시장점유율 1위 기업 유아이패스는 인공지능 대출 약정서 프로그램으로 금융권 기업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과거 사람의 노동력으로 고객에게 신분증과 첨부 파일을 받고 대출 약정서에 빠진 부분을 채우기 위해 소통했던 업무를 모두 로봇이 대신하게 됐다. 사람은 이메일을 최종 검토하는 역할만 하므로 단순 반복에 의한 노동력이 확연하게 줄어들어 창의적인 업무에 더 힘쓸 수 있다. 어도비는 AI 트렌드에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냈다. 새로운 편집 AI 툴 ‘파이어플라이’는 자사의 재고 이미지를 사용해 저작권 이슈가 없다. MS나 구글 같은 대형 기술 기업들과 계약을 맺고 있다.
장기 이익 성장성과 12개월 선행 멀티플(PER)을 반영한 주가도 벤치마크 지수(S&P 500) 대비 저평가돼 있는 기업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알파벳과 세일즈포스, 팔란티어, 유아이패스, 서비스나우, 어도비, 도쿠사인이 그 예다. 알파벳은 이익 성장성이 매년 20%가 기대되며 세일즈포스는 28%, 유아이패스는 62%, 서비스나우는 26%의 성장이 예상되므로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볼 만한 주식이라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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