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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한한령 해제 요구땐 中은 더 많은 양보 바랄 것"

[해외 특별 인터뷰]<3>청자이안 싱가포르국립대 정치학 교수

사드 배치로 中 중시 '체면' 실추

조건없이 이전 돌아가긴 힘들어

복귀한 왕이, 외교기조 유지할듯





“중국이 한국의 사드(THAAD) 배치 이후 이어지고 있는 한한령(限韓令)과 같은 경제적인 압박을 완화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청자이안 싱가포르국립대 정치학 교수는 2016년 7월 사드 배치 이후 중국이 단행한 한국 문화 콘텐츠 수입 금지 조치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악화된 한중 관계를 해소하기보다는 지금처럼 압박을 이어가다가 결정적 계기가 있어야만 전향적인 자세를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의 양보 없이 한한령을 완화해준다면 중국인, 특히 중국 지도자들이 약해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한국의 전격적인 사드 배치로 그들이 중시하던 ‘몐쯔(面子·체면)’가 실추됐는데 아무런 조건 없이 이전으로 돌아가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청 교수는 “한국이 한한령 해제를 요구할 경우 중국 정부는 한국에 더 많은 양보를 바랄 것”이라며 “중국이 자신들이 원하는 것이 있다고 생각하면 그것을 한국에 요구하며 긴장이 해소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이른바 ‘베팅’ 발언도 윤석열 대통령이 방미 과정에서 중국의 자존심을 건드린 영향으로 해석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이 한국과 윤 대통령을 비판한 것에 대해 “가혹한 중국의 어조는 그들 외교의 특징이고 여러 정부에 압력을 가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한국에 대한 중국의 비판이 호주·캐나다·체코·리투아니아를 비롯해 대만을 향한 수준보다 강하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

최근 친강 외교부장의 해임으로 왕이 공산당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이 외교부장을 겸임하게 됐지만 중국의 대외 외교 기조는 전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고 전망했다. 청 교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권한이 막강하고 왕 부장은 그의 명령에 귀 기울이는 외교관”이라며 “외교 수장의 교체가 한중 관계를 비롯해 다른 국가와 중국의 관계를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중 양국의 관계 개선을 위해 상대 국가의 외교적인 역할도 중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양국의 상황이 다른 만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청 교수는 “한국과 같은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중국 대사들이 원하는 사람을 거의 제한 없이 만날 수 있고 중국에서는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한국에 비해) 훨씬 더 어렵다”며 “중국 외교관들과 자유롭게 공개적으로 만날 수 있는 선택권이 없고 공개 행사를 온라인으로 개최하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특히 이 같은 제약이 반간첩법과 같은 중국의 법적 변화에 따라 더욱 엄격해졌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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