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 피해가 심각한 가운데 해외 출장에 나서 논란이 됐던 민주당 박정·윤준병·최기상 의원이 25일 오전 귀국했다. 순방단은 당초 박병석 전 국회의장을 포함한 4명이었으나 박 전 의장은 외교 일정 수행을 위해 현지에 남았다.
박정 의원은 이날 귀국 직후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해외출장에 대해 “수해 피해를 입고 계신 국민들에 대해 신중하지 못한 처신”이라며 사과했다.
이들은 지난 23일 국회 평화외교포럼 활동 차 베트남·라오스를 향해 출국했으나 국내 수해 상황을 감안했을 때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여야가 수해대책법의 조속한 처리를 공언한 가운데 박 의원이 해당 법안이 계류된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위원장을 맡고 있어 논란이 커지기도 했다.
박 의원은 “이 출장은 두 달 이상 전에 준비됐던 것이고, 베트남의 경우 국회의장, 경제부총리 등 유력 정치인들을 많이 만날 예정이었다”며 “대통령의 베트남 순방이 성과가 있었기 때문에 의원으로서 챙길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출장 전 당 내부 논의가 없었는지에 대해서는 “(출국은) 박병석 전 의장이 원내지도부에 이야기했다”며 “갔는데 지도부에서 국내 여론이 있으니 돌아와서 이야기도 하고 그러는 게 좋겠다 해서 돌아왔다”고 전했다.
환노위는 26일 소위원회와 전체회의를 잇따라 열어 수해 방지법안을 통과시킬 계획이다. 현재 환노위에는 수해 관련법으로 임이자, 이광재 전 의원이 각 발의한 ‘하천법’ 개정안과 노웅래 의원이 발의한 ‘도시침수법’ 제정안이 계류 중이다. 박 의원은 “7월 임시회 내에 수해 관련법들의 통과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민의힘도 26일 소위원회가 열릴 때 도시침수법의 공청회를 생략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27일 ‘원포인트’로 법사위가 열린다면 법사위 통과도 적극적으로 협력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귀국한 의원들은 국내 논란을 의식한 듯 언론 노출을 피하는 모습이었다. 최 의원은 ‘수해상황에 베트남 출장을 강행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진작부터 정해진 일”이라고 짧게 답했다. ‘출장 자체가 문제 아니었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기자들을 피해 다니기도 했다. 윤 의원도 귀국 직후 SNS에 올린 글에서 “이번 수해로 고통받고 계신 국민 여러분들의 마음을 좀 더 헤아리지 못해 송구하다”며 “국민의 마음을 읽는데 앞으로 더 신중하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