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소아청소년의 복부 비만 및 비알코올성 지방간 유병률이 늘어났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송경철 용인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와 채현욱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 ‘2018~2020 국민건강통계’ 자료를 토대로 당뇨병, B형·C형 간염 등 기저 질환이 없었던 소아청소년 1428명을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그동안 코로나19 유행으로 비만과 관련 만성질환 발생이 증가했다는 보고는 있었으나 대부분 성인 대상으로 이었다.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이같은 질환의 유병률 변화를 추적한 연구는 부족했던 실정이다.
이번 연구에서 복부 비만은 동일 연령?성별과 비교한 허리둘레가 90백분위수 이상인 경우로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은 B형·C형 간염이 없으면서 알라닌 아미노전이효소(ALT) 수치가 정상 범위 이상으로 상승한 경우로 정의했다.
분석 결과 국내 소아청소년의 허리둘레는 2018~2019년 71.0cm에서 2020년 72.9cm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체질량지수(BMI)를 기준으로 △정상 △과체중 △비만 그룹으로 나눠 살펴보면 비만 그룹의 복부비만 유병률은 75.6%에서 92.7%,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 유병률은 45.8%에서 62.5%로 늘었다. 비만으로 분류된 소아청소년 중 복부비만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을 동시에 가진 비율은 40.7%에서 57.8%까지 증가했다.
지역별 분석 결과 대도시의 경우 유병률 변화가 뚜렷하지 않았으나 대도시 이외 지역의 경우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 유병률이 15.2%에서 24.9%, 복부비만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 동반 비율이 7.0%에서 15.7%로 급증했다. 증가일로를 보이던 소아청소년의 비만 및 관련 만성질환 유병률이 코로나19 유행 이후 더욱 악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구팀은 소아청소년의 복부비만 및 비알코올성 지방간 증가 원인을 사회적 거리두기 및 활동량 감소, 식습관 변화 등 생활습관 변화에서 찾았다. 지역별 유병률 증가세가 차이를 보인 배경으로는 상대적으로 열악한 의료환경의 영향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반년 대도시 가정은 재택근무의 일반화로 가족이 함께 지내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자녀 양육 및 건강 관리에 긍정적 효과가 나타났을 것이란 판단이다.
송 교수는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거리두기가 끝나가지만 비만 및 내분비대사질환에 미치는 영향은 지속될 것”이라며 “소아청소년의 비만 및 관련 만성질환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함께 적극적인 모니터링 및 관리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연세의대 종합 학술지 ‘연세의학저널(Yonsei Medical Journal)’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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