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수사본부 제2대 수장으로 경찰 내부 출신인 우종수 경기남부경찰청장이 내정됐다. 우 신임 본부장은 수사 전문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지만 결국 경찰 내부 출신인 만큼 수사 독립성 확보 등 적지 않은 과제를 안고 출항하게 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27일 우 청장을 2대 국수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우 청장은 29일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뒤 2년 동안 전국 18개 시도경찰청장과 3만 5000여 명의 전국 수사경찰을 총괄 지휘한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신임 국수본부장은 경찰 조직에 약 24년간 몸담아 오면서 서울경찰청 수사부장, 경찰청 과학수사관리관, 경찰청 형사국장, 서울경찰청 수사차장 등을 두루 거친 탁월한 경찰수사 전문가”라며 “경찰청 차장과 시도 경찰청장을 역임해 치안행정 전반에 대한 이해가 높고 투철한 공직관과 합리적인 업무 스타일로 조직 내에서 신망이 높다”고 설명했다.
성균관대를 졸업한 우 청장은 1999년 행정고시(38회) 특채로 경찰에 입직한 뒤 서울경찰청 수사부장과 경찰청 형사국장을 역임한 수사 전문가로 알려졌다. 특히 2018년 서울청 수사부장 재임 당시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지휘해 수사력을 인정받았다.
경찰과 정부는 자녀 학교폭력 문제로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 사태’를 수습하고 경찰 조직 내 안정성을 이끌 인물로 우 청장을 낙점한 것으로 보인다. 한 총경급 인사는 우 청장에 대해 “권위 의식이 없는 소탈하고 합리적인 성격의 덕장”이라며 “소신이 강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일을 추진하는 데 막힘이 없는 리더십을 가졌다”고 호평했다.
다만 경찰 내부 출신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수사 독립성 확보는 임기 내 풀어야 할 최대 과업이다.
검찰 개혁으로 비대해진 경찰 권한 분산을 위해 출범한 국수본은 원칙으로는 경찰청장의 지휘·감독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국수본부장 인선 과정에서 드러난 경찰청장과 대통령실의 영향력을 볼 때 우 청장은 임기 내내 수사 독립성 훼손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대 출신으로 내부 인사였던 남구준 초대 국수본부장 역시 출범 초기부터 김창룡 경찰청장의 후배라는 이유로 독립성·중립성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발 부동산 투기 의혹 등 주요 수사에서 미약했던 국수본의 존재감도 우 청장이 넘어야 할 산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