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9일 저녁 기습 발사한 단거리 탄도 미사일은 탐지와 요격이 어려워 한국형 3축 체계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북한은 이번처럼 단거리 미사일 여러 발을 ‘낮고 짧게’ 발사해 우리 군의 탐지와 식별에도 적지 않은 혼란을 가져와 적극적인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10일 북한 서부전선 화성포병부대가 전날 남포시 대동강 하구 일대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 하에 실시한 이른바 ‘화력습격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북한 언론은 “김 위원장은 둘째 딸 '주애'를 데리고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인 '신형전술유도무기' 발사 현장을 참관했으며 압도적 대응 능력을 키울 것을 주문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표현한 ‘신형전술유도무기’는 우리 군이 운용하는 ‘천무’ 같은 전술지대지유도무기(KTSSM)에 해당하는 것으로 고체 연료 기반의 신형 SRBM으로 평가된다. 액체 연료 주입 시간이 필요 없으므로 단시간 발사 준비를 해 기습 공격을 할 수 있어 탐지와 요격하기가 까다롭다. 이동식발사체(TEL)에 탑재해 한미 정찰 자산의 탐지를 피해 은밀하게 기동할 있어 더 위력적이다.
이번 신형 미사일은 북한이 보유한 단거리 탄도 미사일(SLBM) 가운데 가장 크기 작은 ‘근거리’ 형인 것으로 군은 분석하고 있다. 2022년 국방백서에 따르면 군은 단거리 미사일 중 근거리형와 이스탄테르형(KN-23)을 별도로 근거리탄도미사일(CRBM)으로 분류하고 있다. 근거리형은 과거 구 소련제 탄도 미사일을 기반으로 제작한 ‘KN-02(일명 독사)’라는 구형 모델을 대체한 것으로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를 3분의 2수준으로 축소한 신형이다. 이 미사일은 최대 사거리가 130km로 짧지만 우리군이 대응에 초점을 맞춘 KN-23, KN-24 등 북한의 SRBM 보다 더 낮은 고도를 비행해 한미 감시망을 비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북한 신형 미사일의 이런 특성 탓에 군은 전날 오후 최초 미사일 발사를 포착했을 때 ‘한 발’로 공지했다가 3시간 45분 지나고서야 ‘수 발’로 정정했다. 여러 발의 탄도 미사일이 같은 방향으로 낮고 짧게 날라가면 한 발인지 여러 발인지 신속하게 식별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앞서 지난해 4월 북한이 이 미사일을 동해상으로 쏘면서 첫 공개했을 때도 북한 언론 보도 이후 우리 군이 탐지 정보를 공개했다.
북한 단거리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우리의 방어 체계는 미흡한 편이다. 고도 30㎞ 이하 북한 장사정포와 방사포외에도 단거리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방어 체계를 갖추지 못했다. 그나마 ‘한국판 아이언돔’으로 불리는 ‘장사정포 요격체계(LAMD)’를 개발할 예정이지만 2030년대 돼야 전력화가 가능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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