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첫 헌법재판관 후보로 김형두(58·사법연수원 19기)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정정미(54·25기) 대전고법 고법판사가 내정됐다. 대통령의 최종 임명 만을 남겨둔 상태로 지난 정권에서 진보 성향으로 채워져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평가받던 헌법재판소가 적절한 균형감을 갖추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퇴임을 앞둔 이선애·이석태 헌법재판관의 후임으로 두 명의 후보를 지명했다고 6일 밝혔다. 앞서 헌법재판소 재판관후보 추천위원회는 8명의 후보자를 김 대법원장에게 추천했다. 김 대법원장은 “헌법재판소 재판관 구성의 다양화에 대한 국민의 기대를 염두에 두는 한편,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치를 조화롭게 포용하고 통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인물인지를 주요한 인선기준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 부장판사는 전국 각지의 여러 법원에서 다양한 재판을 담당한 정통 법관으로 꼽힌다. 재판 업무 외에도 법원행정처 심의관과 지원장, 수석연구위원, 수석부장판사, 법원행정처 차장 등 사법행정 경험도 두루 갖췄다는 평가다. 정 고법판사는 임관 후 주로 대전과 충남 지역 법원에서 재판을 담당했다. 뛰어난 의사소통 능력과 공감 능력을 발휘해 대전지방변호사회의 법관평가에서 두 차례 우수 법관에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정 고법판사는 법관인사 이원화 제도로 2011년 신설된 보직인 고법판사가 헌법재판관이 되는 첫 번째 사례다.
후보자들은 대통령과 국회·대법원장이 각 3명씩 지명하는 9명의 헌법재판관 가운데 김 대법원장이 지명권을 행사하는 인물들이다. 이에 따라 김 대법원장이 후임자 2명을 ‘코드 인사’로 진행할 경우 헌재가 진보 성향으로 채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퇴임을 앞둔 이선애 재판관은 보수 성향, 이석태 재판관은 진보 성향으로 분류된다. 김 부장판사와 정 고법판사는 그동안 재판에서 뚜렷한 성향을 드러내지 않아 중도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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