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등 북한 교류 관련 기능을 축소하는 내용의 조직 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다. 남북교류의 상징성이 적지 않지만 대북관계 악화로 기능이 유명무실화된 만큼 윤석열 정부의 국정기조에 맞도록 통일부를 재정비하겠다는 취지다.
1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통일부의 조직 개편 초안에는 통일부 산하 기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사무처 축소, 교류협력실 아래 교류지원과 폐지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정부 관계자는 “통일부가 업무 환경에 맞게 집중해야 할 곳에 집중하고, 성과를 내기 어려운 분야는 줄이는 방향으로 조직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문재인 정부였던 2018년 4월 판문점 선언으로 그해 9월 개성공단에 설치됐지만 2020년 6월 개성사무소 폭파 사태 이후 연락채널이 1년 넘게 중단되는 등 남북관계에 따라 곡절을 겪어왔다. 현재는 북한과 하루 두 차례(업무 개시·마감) 통화를 담당하고 있다. 교류지원과 역시 문재인 정부에서 신설된 조직으로 대북제재 하에서의 물자관리 등 대북 교류협력 절차와 제도를 지원해왔다.
하지만 지난달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무력 시위에 나서는 등 윤석열 정부 들어 남북 관계가 강대강으로 치달으면서 대북협력 분야에서 성과를 내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고 정부는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등 북한 교류 조직이 기능을 다하고 있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이 통일부 내부에 있다”는 요지로 말했다.
대신 통일부의 북한 인권, 대북정책 구상 조직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일 통일부는 통일부 장관 자문기구인 통일미래위원회를 발족시키기도 했다. 이들은 ‘신 통일미래구상’과 ‘담대한 구상’ 등 윤석열 정부의 독자적 통일 정책을 개발하는 역할을 맡는다.
통일부의 이같은 조직 개편안은 행정안전부 협의,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 최종 확정된다. 통일부 대변인실은 “남북관계 등 업무 환경 변화에 대해 유연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한다는 방향에서 조직 개편을 검토 중”이라면서도 “일부 부서의 폐지, 신설은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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