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연착륙 기대 속에 자산 시장이 꿈틀대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2008년 금융위기를 예측한 ‘블랙스완’의 저자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사진)는 “2008년 이후의 초저금리로 자산 가치가 ‘종양’처럼 부풀어 올랐다”며 “앞으로 시장은 지난 15년처럼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모건스탠리 역시 주식을 사지 말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31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탈레브는 마이애미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저금리 시대는 일련의 기념비적인 자산 거품과 불평등을 촉발했다”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인상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대체로 고금리 시대에 대한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암호화폐는 시장의 순진함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라며 “디즈니랜드는 끝났고 아이들은 학교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탈레브는 이어 “지난 15년간 자산이 미친 듯이 부풀려졌다”며 “종양과 같이 부풀었다는 것이 가장 정확한 표현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비트코인과 부동산 등 모든 것을 종양의 예시로 들며 이 같은 ‘환상의 부(illusionary wealth)’ 규모가 5000억 달러(약 61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같은 날 모건스탠리도 보고서를 통해 “최근의 증시 랠리는 1월의 계절적 효과와 지난해 급락장 이후 반발 매수에 따른 베어마켓(하락장) 랠리에 불과하다”고 평했다. 마이클 윌슨 수석 주식전략가는 “기업 순익은 날로 악화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연준과 싸우지 말라는 기본을 잊은 것 같다. 연준은 당분간 긴축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달 초 골드만삭스 역시 미국이 침체에 빠지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올해 22% 급락할 수 있으며 침체가 없더라도 주가가 10% 더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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