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전 세계 국가들의 디지털 전환과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넷 제로’ 사회로의 진화를 위해 대한민국의 앞선 반도체와 원전 기술을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자유주의와 권위주의 진영의 대결로 파생된 공급망 재편과 관련해서는 “차단과 배제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다보스 콩그레스센터에서 열린 연차총회에서 특별연설을 마친 뒤 클라우스 슈바프 WEF 회장과 가진 짧은 대담에서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세계 공급망 재편에 대한 한국의 역할을 묻는 슈바프 회장의 질의에 “반도체는 산업의 쌀이라고 하고 현대 산업사회에서는 필수품이며 이 반도체의 원활한 공급과 유통 없이는 현대 산업사회가 돌아가기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급적 우리가 가진 반도체 기술로 많은 나라에서 생산함으로써 함께 (기술을) 공유할 것은 공유하고 우리가 가진 기술 중 앞선 부분은 다양한 협력 사업을 통해 반도체 공급망이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노력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이어 “반도체 기술이 워낙 중요한 기술이다 보니 기술 블록화라는 것을 피하기 어려운 면도 있지만 우리 정부는 어떻게 해서든 여러 나라와 협력 사업을 강화해 공급망이 원활히 복원되고 국제사회의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세계 최고 수준의 한국의 원전 기술을 전수해 전 세계가 탄소 제로 사회로 전환할 수 있게 기여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윤 대통령은 에너지 전환에 대해 “한동안 탈원전이라고 해서 원자력을 감축하려는 시도가 몇 년간 지속돼온 탓에 원전의 생태계들도 많이 힘들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탄소 중립을 반드시 달성하기 위해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기술력을 강화하고 원자력발전을 좀 더 확대해나갈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원전에 관해 우리나라에 원자력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하는 것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탄소 중립을 목표로 하는 국가들과 원전 기술을 공유하고 다양한 수출과 협력을 통해서 청정에너지인 원전이 주요 에너지원으로 쓰일 수 있도록 국제사회에서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공급망 재편이 체제가 다른 국가를 배제하는 것이 아닌 포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돼야 한다고도 역설했다.
윤 대통령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의 협력 강화가 어떤 블록화라든지 배제·차단으로 이어지는 것은 곤란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은 미국과 마찬가지로 우리와 거의 보편적 가치(자유·법치·인권)를 함께하는 유사한 정치·사회·경제 체제를 갖고 있다”며 “중국은 우리와 다른 점이 조금 있지만 그러나 우리는 체제가 다르거나 또 보편적 가치에 있어서의 많은 차이가 있는 국가들과의 관계를 배제하고 차단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더 융합적인 방식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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