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오케스트라’ 사업은 수도권 및 광역시 뿐 아니라 군 단위 지역에서도 활발하다. 다만 이들 지역에서는 아이들에게 음악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자체에 집중하고 있다. 청소년에게 음악교육은 물론 오케스트라를 통한 사회성을 함양한다는 기본 취지는 같지만, 도시에 비해 교육의 기회가 모자란 현실을 반영했다. 이들 지역에서 꿈의 오케스트라를 운영하는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우울하던 아이들의 얼굴이 달라졌다”는 말을 꺼냈다. 굳이 전공을 하지 않아도, 악기 연주 등의 음악적 경험과 추억을 쌓은 후 나이가 들어서도 클래식을 향유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이들은 말한다.
‘인구 소멸지역’인 전라북도 부안군과 임실군에서 ‘꿈의 오케스트라’는 아이들에게 강렬한 동기부여의 장이다. 2011년 부안에 ‘꿈의 오케스트라’가 창설된 이래 현재까지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있는 유수영 음악감독은 “아이들은 처음엔 표정에서 그림자가 느껴지다가도 1~2년 지나면 말도 많아지고 선생님들과 농담도 한다”며 “오케스트라라는 목표를 위해 여러 친구들이 모여서 한다는 자체가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에서 열린 오케스트라 교육 프로그램 ‘엔쿠엔트로스’에 단원 한 명이 다녀오기도 하면서 아이들의 열의가 더 커진 측면도 있다.
부안의 꿈의 오케스트라는 현재 총 11개 파트에서 60명의 단원이 활동 중이다. 행정 담당인 김수일 주무관은 “인구 구성상 불리하지만 취약계층 학생의 비중을 일정 수준 유지하면서 사회적인 역할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창단된 임실군의 ‘꿈의 오케스트라’도 상황은 비슷하다. 초등생만으로 구성된 오케스트라의 총 인원은 55명인데, 총 870명에 불과한 지역 내 초등학생의 약 6.3%를 커버한다. 인구 소멸지역이라 취약계층 자녀의 의무 선발이 없음에도 단원의 절반이 다문화가정 자녀이기도 하다. 행정 업무를 총괄하는 천정영 임실문화원 사무국장은 “처음 왔을 때 우울함이 많았던 아이들이 가면 갈수록 좋아하고 있다”며 “정기연주회를 앞두고 연습용 악기를 많이 빌려가서 열심히 연습한다”고 전했다.
임실 지역의 음악감독인 유윤종 지휘자는 광주, 무안 등에서도 꿈의 오케스트라를 이끈 경험이 있다. 그는 “처음에는 폭력적이기만 하던 아이들도 음악을 할 때만은 행복해하는 것을 많이 봤다. 음악을 계기로 자신만의 꿈을 찾기도 한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교육 효과를 본 이들은 좀 더 안정적으로 ‘꿈의 오케스트라’를 운영하기 위해 운영 조례 제정, 후원회 결성 등을 추진 중이다. 부안은 오케스트라의 군립화와 더불어 폐교 부지를 활용해 클래식 오케스트라를 가르치는 학교를 만드는 조례의 제정을 추진 중이다. 임실은 아이들에게 장학금을 주기 위해 오케스트라를 운영하는 임실문화원을 공익법인으로 바꾸는가 하면 올해부터 군청과 공동으로 후원회 조직도 준비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