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가까워지면 마음도 가까워질까. 누구나 쉽게 호기심 가질 만한 주제로 쿠팡플레이가 연애 예능을 만들었다. 처음 보는 남녀가 체인이라는 물리적인 장치로 함께 묶여 있는 동안 어떤 일이 일어날지 관찰한다니. 말만 들어도 자극적인 ‘체인리액션’, 뚜껑을 열고 보니 상상 이상이다.
지난 16일 첫 공개된 ‘체인리액션’은 지상낙원 사이판에 모인 핫한 남녀가 체인에 묶인 채 240시간을 보내는 콘셉트다. 제작진에 따르면 체인은 섹시한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장치다. 타 프로그램과 눈에 띄는 차별점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8명의 남녀는 한 방에서 나란히 잔다. 이후 관계가 발전하면 싱글 침대 하나만 있는 커플룸에서 단둘이 밤을 보내야 한다. 랜덤으로 정해진 체인 파트너와 미션을 수행하며 자연스럽게 스킨십도 한다.
색다른 시도에 초점을 뒀다는 ‘체익리액션’ 측의 말처럼, 호기심을 자아내는 콘셉트인 것은 분명하다. 다만 섹시하고 짜릿한 연애를 표방하기에는 타 연애 프로그램과 비슷한 전개다. 남녀가 번갈아가며 데이트를 하고 감정의 화살표를 찾아가는 것. 미션에 의해 마음이 바뀌기도 하고, 의외의 감정이 튀어나오기도 한다. 패널들은 그런 모습을 관찰하며 빠져들어 함께 설렌다
더 큰 문제는 관찰 대상을 원시적으로 만드는 것에 몰두했다는 것이다. 단지 몸이 가까워진다는 것 이상으로 프라이버시를 최소화했다. 화장실까지 함께 가야 하는 규칙은 뜨악하게 만든다. 연애 실험이라고 할 수 있는 관찰 리얼리티에서 실험군을 극한으로 몰아넣는 부분이다. 여성 출연자가 있는 화장실 문 앞에서 멀뚱하게 서 있는 남성 출연자의 장면은 무엇을 보여주고자 했는지 가늠되지 않는다.
‘체인리액션’의 목표는 신선함이 아닌 자극성이었을까. 연신 남녀 출연자들의 외모에만 초점을 두는 것도 눈에 띈다. 포스터는 출연자들이 체인을 몸에 두른 모습이다. 예고편은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멘트 위주로 편집됐고, 비키니를 입은 여자 출연자가 부각됐다.
기시감도 든다. 지난달 종영한 iHQ 예능 ‘에덴’의 선정선 논란을 떠오르게 한다. 남녀가 수영복을 입고 첫 만남을 갖고, 몸을 밀착하며 짝피구를 하거나 짝을 맺어 혼숙을 하는 설정이 화제가 됐다. ‘에덴’ 측은 순수하게 감정에 초점을 두는 것이라고 했지만 선정성 이슈는 피할 수 없었다.
정작 이런 논란을 부추기는 것은 프로그램이다. 연애 리얼리티 범람의 시대라고 할 만큼 방송사마다 앞다투어 비슷한 프로그램을 론칭하는 상황. 헤어진 연인과의 만남, 성소수자의 연애 이야기 등을 다룬 리얼리티도 세상에 나왔다. 차별점이 아닌 자극성만 좇다 보면 시청자가 외면할 수밖에 없다. 공감을 살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 시식평 - 아직 2회까지 공개된 ‘체인리액션’, 진짜 한 방이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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