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흩어져 있던 방산 계열사 통합을 추진한다. 방산 계열사 효율화로 무기 수출을 확대하고 에너지·우주 등 신성장 사업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다음 달 이사회를 열어 방산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디펜스·㈜한화 방산 부문 통합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우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00% 지분을 보유한 한화디펜스를 흡수 합병하고 ㈜한화에서 인적분할한 방산 부문도 합병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우주·엔진 등이 주력이고 한화디펜스와 ㈜한화는 각각 화력·기동·대공·무인체계와 탄약 사업 등을 담당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합병 법인은 대공·지상 무기를 모두 생산하는 거대 방산 업체로 거듭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방산 계열사인 한화시스템은 현재 정보통신기술(ICT)·방산사업부로 나뉘어 있는데 방산 사업의 경우 ICT 기반이다 보니 이번 통합에서 제외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방식으로 통합이 이뤄지면 한화그룹의 방산 계열사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통합 법인과 한화시스템으로 재편된다.
이번 통합은 현재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방산 업계에서의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추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2019년 한화그룹 지상 플랫폼 방산 계열사인 한화지상방산과 한화디펜스 간 합병에 따른 경쟁력 강화도 이번 합병 추진의 이유라는 분석이다.
또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글로벌 방산 수요가 커져 한화그룹도 서둘러 사업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손재일 한화디펜스 대표는 최근 "최종 목표는 유럽 현지 기업들과 파트너십 체결 등을 통해 한화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믿을 만한 파트너가 되는 것"이라며 이어 “최근 들어 뚜렷해진 수요 급증은 우리에게 기회”라고 밝혔다. 한화디펜스는 최근 4조 원 안팎의 K9 자주포 수출 계약을 유럽 국가들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방산 기업들은 현재 수출하지 않으면 공장을 멈춰야 할 상황이다. 한화디펜스가 생산하는 K9 등은 군 납품 계약이 거의 마무리되고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흩어진 방산 계열사를 한데 통합하면 원가 개선, 인력 배치 효율성 증대 등을 실현하고 현재 성장 중인 글로벌 방산 시장의 수요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올 초 ㈜한화 사내이사에 오른 김동관 한화솔루션(009830) 사장의 승계와도 연관됐을지에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특히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화그룹 전략 부문 임원 인사가 단행될 예정이기도 하다.
㈜한화 등 한화그룹 방산 계열사들은 이날 공시에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방산 부문 물적 분할 및 관계사와의 합병 등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며 현재까지 확정된 사안은 없다”며 1개월 내 입장을 다시 밝히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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