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외교수장이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 계기 첫 3자 회동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3국은 이번 회동을 통해 대북공조를 한층 더 강화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6일 외교가에 따르면 박진 외교부 장관은 7~8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G20 외교장관회의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과의 3자 회동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3국 외교장관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장관은 블링컨 장관과는 지난달 방미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계기에, 하야시 외무상과는 지난 5월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계기 각각 회동한 바 있다.
3국 장관 회담 주요 의제로는 대북공조 강화가 우선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 정보당국은 현재 북한이 7차 핵실험을 위한 물리적 완료는 끝마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치적 결단만 기다리는 상황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3국 장관은 이번 회의에서 대북 억지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
3국 장관이 중국과 러시아에 대북제재와 관련한 협조를 요구할 확률도 있다. 중국의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부 장관도 이번 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앞서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제재 강화에 반대하며 미국 주도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신규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3국 외교장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함께 낼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당국자는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는 한국 정부가 그간 분명한 입장을 표명했고 그런 입장에서 (박 장관이) 러시아 장관과 조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왕이 부장과의 양자회담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두 장관이 조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석열 정부의 한미동맹 중시 및 한미일 3국 공조 강화 기조에 대해 중국 측이 불편한 심기를 여실히 드러내는 가운데 왕이 부장의 관련 발언이 어느 정도 수위로 나올지 관심을 모은다. 왕이 부장은 지난 5월 12일 박 장관과의 첫 화상 회담에서 "친미파인 줄 알았는데 오늘 보니 지화파"라며 뼈 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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