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불과 70여 일 앞두고 ‘정권 교체론’이 위기를 맞았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잇단 실언과 가족 리스크,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등 여러 악재가 겹친 탓으로 보인다. ‘정권 교체’를 찬성하는 여론은 이번 대선 들어 처음으로 40%까지 주저앉았다.
30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7∼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 4자 가상 대결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39%의 지지율을 얻어 윤 후보(28%)를 오차 범위 밖에서 앞질렀다. 이 후보의 지지율은 지난 조사(12월 3주) 대비 4%포인트 오른 반면 윤 후보는 1%포인트 하락했다. 두 후보 간 격차는 11%포인트로 지난 조사(5%포인트)보다 더 벌어졌다. 이날 헤럴드경제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27~28일 이틀간 전국 성인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를 조사해 발표한 결과에서도 이 후보 42.9%, 윤 후보 37.8%를 기록해 5.1%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이번 NBS 조사에서는 정권 안정론이 45%로 나타나 이번 대선 들어 처음으로 정권 심판론(40%)을 앞질렀다. 11월 1주 차 조사만 해도 정권 교체론이 54%로 국정 안정론(34%)과 20%포인트의 격차를 보였지만 차이가 매주 줄더니 결국 역전까지 당했다. 다만 전일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정권 교체론이 과반인 52.3%를 차지하고 정권 유지론은 37.6%에 그쳐 아직 여론이 완전히 식은 것으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다만 현재 상황이 지속될 경우 윤 후보에게는 불리한 국면이 펼쳐질 수밖에 없다.
이날 조사에서 지지층이 윤 후보를 지지하는 가장 큰 이유로 ‘정권 교체를 위해서(75%)’가 꼽혔다. ‘다른 후보가 되는 것이 싫어서(7%)’ ‘후보 개인의 자질과 능력이 뛰어나서(6%)’ 등이 뒤를 이었다. ‘후보 개인의 자질과 능력이 뛰어나서(39%)’ ‘정책이나 공약이 마음에 들어서(21%)’ 등을 꼽은 이 후보의 지지층과는 차이가 있다.
특히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의 갈등과 잇따른 발언 실수, 배우자 김건희 씨의 허위 경력 논란 등이 중도층과 20·30세대 이탈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같은 조사에서 이 후보는 20대 지지율이 지난주 대비 5%포인트 오른 반면 윤 후보는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 조사에서 윤 후보의 20대 지지율은 전주 대비 10%포인트 급락했는데, 이를 회복하지 못했다.
박 전 대통령 사면도 윤 후보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박 전 대통령 사면이) 문재인 정부와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던 중도층·여성층에 어필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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