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껑충 뛴 표준지 공시가 '불똥'…강남재건축 분양가도 오른다

서초 15%·송파 19% 급등에

흑석·목동도 두자릿수 올라

'공시가 기준' 분양가 산정돼

실수요자, 대출도 막혀 '한숨'





내년도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표준지 공시지가가 크게 오르면서 분양가도 큰 폭으로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분양가 항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택지비가 공시지가를 토대로 책정되기 때문이다. 가파른 공시지가 상승이 부동산 소유자들의 보유세 부담은 물론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 부담까지 키우는 셈이다.

23일 서울경제가 서울 주요 정비사업 단지의 내년도 표준지 공시지가를 분석한 결과 올해보다 많게는 19%, 적게는 10%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재건축 추진이 활발한 강남권의 공시지가 상승 폭은 서울 평균치(11.2%)를 크게 웃돌았다.

강남권 재건축 대장주로 꼽히는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내 표준지(1,841㎡)의 내년 ㎡당 공시지가는 2,420만 원으로, 올해(2,105만 원)보다 15% 상승했다. 같은 구 방배삼익아파트 표준지(2만 9,022㎡)의 ㎡당 공시지가도 올해 1,650만 원에서 내년 1,840만 원으로 12% 오른다. 송파구 아시아선수촌 아파트의 표준지(11만 8,650㎡)의 경우 올해 1,425만 원에서 내년 1,690만 원으로 19% 급등한다.

강남구 압구정동 미성아파트 내 위치한 표준지(2만 4,903㎡)의 공시지가는 ㎡당 2,265만 원으로 올해(1,980만 원)보다 14% 증가했다. 미성아파트는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재건축 참여를 잇따라 결정한 압구정 3·4구역에 가까이 위치한 만큼 이들 지역의 공시지가도 유사하게 산정될 것으로 보인다.



재개발을 추진 중인 동작구 흑석9구역에 위치한 표준지(99㎡)의 내년 공시지가는 1㎡당 839만 원으로 올해(1㎡당 756만 원)보다 10% 뛰었다. 올해 793만 원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14단지의 1㎡당 공시지가는 내년 870만 원으로 오른다.

주목할 점은 내년 공시지가 상승이 분양가 인상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는 서울 재건축 단지의 분양가는 택지비와 건축비·가산비를 더한 값이다. 택지비는 표준지 공시지가를 기초로 한 감정 평가를 거쳐 산정한다. 서울의 내년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률이 11.2%로 전국 최고치를 기록했고 알짜 재건축 단지들이 모인 강남구(13.3%), 서초구(13.2%), 송파구(12.6%) 등의 상승률이 특히 높은 점을 감안하면 이들 지역에서 새로 공급되는 아파트의 분양가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다 정부의 분양가상한제 개편까지 맞물리면서 분양가는 더 크게 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1월 발표한 ‘분양가상한제 개편안’에서 민간택지의 택지비 산정 시 개별 입지의 특성을 반영하고 지자체 임의로 건축비를 삭감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분양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청약을 통한 내 집 마련 문턱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분양가는 오르지만 자금 마련은 대출 규제에 막혀 어려워진 탓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집값 상승과 공시가격 현실화율 제고가 겹치면서 국민 부담이 급격히 커졌다”며 “공시가격 현실화 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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