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넘게 '정민씨 친구 휴대폰' 사물함에 둔 미화원…동료들 "팔이 아파 병가 내"

서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 마련된 고 손정민씨 추모 공간/연합뉴스

한강에서 숨진채 발견된 대학생 고(故) 손정민씨의 친구 A씨의 휴대전화를 확보한 경찰이 최초 습득자인 환경미화원을 상대로 법최면을 실시하는 등 수사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 환경미화원은 해당 휴대전화를 주운 뒤 2주 넘게 보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31일 서울 서초경찰서는 "환경미화원 B씨가 A씨의 휴대전화를 습득한 경위를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해 B씨를 상대로 법 최면 수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날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B씨는 지난달 10일에서 15일 사이에 한강공원에 있는 잔디밭 어딘가에서 휴대전화를 주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B씨 동료들에 따르면 B씨는 당시 습득한 휴대전화를 환경미화원 사무실의 개인물품 보관 사물함에 넣어두었다가 이를 잊어버렸다고한다.

동료들은 B씨가 팔이 아파 병가를 내는 등 개인적인 일로 정신이 없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후 B씨가 해당 휴대전화의 존재를 떠올린 건 지난달 30일쯤으로 다른 환경미화원이 분실된 휴대전화를 습득, 공원안내센터에 가져다주는 것을 보고 기억이 났다고 동아일보는 전했다.

한강에서 실종됐다 숨진 채 발견된 손정민씨 아버지가 한 시민으로부터 받은 그림/사진=손현씨 블로그

한편 경찰은 이날 B씨에 대한 법최면 조사에서 휴대전화를 습득한 장소나 시점 등에 대해 질문했다.

이와 함께 경찰은 휴대전화 습득 지점 주변 폐쇄회로(CC)TV에 대한 추가 분석에 들어갔다. 경찰 관계자는 "손씨 친구인 A씨의 휴대전화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유전자, 혈흔 등을 감정 의뢰했다"며 "A씨의 휴대전화와 함께 B씨의 휴대전화도 포렌식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서울경찰청은 지난달 30일 "오늘 오전 11시 29분께 한강공원 반포안내센터 직원이 '환경미화원이 습득해 제출한 것'이라며 서초경찰서에 신고했다"며 "확인 결과 손씨 친구 A씨의 휴대전화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A씨의 휴대전화는 손씨의 실종 당일인 지난 4월 25일 오전 7시께 반포한강공원 인근에서 전원이 꺼진 뒤 행방이 묘연한 상태였다. A씨는 같은 날 오전 3시 30분께 자신의 휴대전화로 부모와 통화한 후 잠이 들었다가 손씨의 휴대전화만 들고 홀로 귀가했다.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에 실종 당시 상황을 추정할 정보가 남아 있을 가능성을 고려해 대대적인 수색을 벌여 왔다. 시민들도 민간 잠수사 등을 동원해 수색을 실시했다.

/김경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