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에 강제 징용됐던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 16곳을 상대로 국내 법원에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의 1심 선고가 다음 달 마무리 될 예정이다. 이번 재판은 역대 강제징용 피해 소송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사건으로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4부(김양호 부장판사)는 28일 강제징용 노동자와 유족 85명이 일본제철·닛산화학·미쓰비시중공업 등 16곳의 일본 기업을 상대로 낸 소송의 첫 변론 기일을 열고 다음 달 10일을 선고기일로 지정했다.
지난 2015년 제기된 이 사건은 역대 강제징용 피해 소송 중 가장 큰 규모로 알려졌다. 그동안 일본 기업들은 소송에 응하지 않다가 지난 3월 법원이 공시송달 절차를 밟자 국내 변호사들을 대리인으로 선임해 재개됐다.
이날 일본 기업의 소송대리인은 “원고 측도 주장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라며 “대법원에서 법리는 정리했을지라도 개별 사실관계에 대한 주장이 부실하다”고 추가 변론기일을 요청했다. 원고 측 소송대리인은 재판부에 국가기록원이 보관하고 있는 문서를 확보하기 위한 문서송부 촉탁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사건이 우리 재판부가 담당하는 사건들 중 가장 오래된 사건”이라며 “이미 두 차례 대법원의 판단을 받았던 사건으로 법리가 다 정리됐다”고 설명하고 원고와 피고 측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2018년 10월 이춘식씨를 비롯한 강제징용 피해자 4명이 일본제철(옛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를 받아들여 1인당 1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한편 이날 재판을 지켜본 일제강제노역피해자 정의구현 전국연합회 장덕환 회장은 “재판이 6년 동안 이어지면서 원고 중 10여 명이 세상을 떠났다”며 “그간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던 피고 측이 갑자기 선고를 연기해달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구아모 기자 amo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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