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김 미국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대행이 12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 검토 작업이 수주 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 차관보대행은 이날 언론과의 전화 브리핑에서 "검토 완료에 대한 정확한 시간표는 없다"면서도 "우리는 신속하게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마 수주 내에 검토를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차관보대행은 그동안 대북정책을 검토하면서 한국, 일본과 긴밀한 접촉을 유지했다고도 말했다. 그는 "우리는 대북정책의 모든 중요한 측면을 검토하면서 그들의 조언을 확실히 포함시키고 싶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1월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는 과거 미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북핵 상황을 악화했다는 문제의식 아래 기존 정책을 다시 들여다보며 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역대 미 행정부의 출범 초기에 종종 도발한 전례가 있는 만큼, 바이든 정부의 검토가 길어질 경우 북미 관계가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런 맥락에서 김 차관보대행의 발언은 대북정책 수립에 대한 일정한 시간표를 제시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절 북미 정상간 담판 성격의 '톱다운' 방식이 북한의 핵개발 고도화를 막지 못한 채 체제 정당성만 부여했다는 비판적 태도를 보여왔다. 또 동맹과 주변국의 협조를 끌어내 다자적 접근법으로 실무협상부터 밟아가는 상향식 해법을 취하려는 의향을 드러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비롯한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 당국자들 역시 '새로운 전략'을 언급하며 제재 수단을 통한 압박책과 외교를 통한 당근책을 동시에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김 차관보대행의 발언이 오는 15~18일 블링컨 장관의 한국과 일본 순방을 앞두고 나왔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출범 50일을 넘긴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 작업이 어느 정도 정리되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는 뜻으로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순방은 한국과 일본에 검토 상황을 설명하고 양측의 의견을 취합해 막바지 검토로 넘어가는 분기점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김 대행은 블링컨 장관의 순방을 언급하면서 "이는 동맹들이 우리의 과정에 고위급 조언을 제공하는 또다른 훌륭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한국을 비롯한 동맹과 보조를 맞춰 대북 정책을 구사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한 뒤 "(이번 순방은) 우리가 현재 진행 중인 대북 정책 검토에 있어 중요한 요소"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김 대행은 블링컨 장관의 방한 시 '쿼드(Quad) 플러스' 논의가 이뤄질 것이냐는 질문에 "블링컨 장관은 서울에서 만날 때 그 논의 자료를 정의용 (외교부) 장관에게 기꺼이 제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 대행이 블링컨 장관의 방한으로 쿼드 정상회의 결과를 전달하겠다고 한 것은 대중국 견제 전략에 한국의 협력을 요청할 가능성을 시사한 대목이라 주목을 끌고 있다.
/김경림 기자 forest0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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