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 단체장들이 의사 국가시험 거부 집단행동에 나섰던 의과대학 본과 4학년 학생들을 대신해 대국민 사과에 나섰지만 정부는 ‘추가 시험 불가’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게다가 당사자인 의대생들은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아 여론도 싸늘하다.
김영훈 고려대의료원장은 8일 서울대병원장, 연세대·인하대의료원장과 함께 정부서울청사를 찾아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우리 의대생들의 의사 국가시험 문제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고 국민 건강을 지키는 의료인으로서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점 깊이 반성한다”며 “의대생들이 미래 의사로서 태어나 국민 곁을 지킬 수 있도록 국가고시 기회를 허락해주시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김 원장은 이어 “코로나19로 엄중한 시기에 2,700여명의 신규 의사가 배출되지 못하면 심각한 의료 공백과 의료의 질 저하 등이 불가피해진다”고 덧붙였다. 앞서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와 서울시 25개 구 의사회 회장단은 지난 5일 권익위원회에 실기 의사 국가시험 추가 응시 문제 해결을 위한 고충 민원을 신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는 기존 추가 시험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이용호 무소속 의원의 관련 질의에 “국민의 양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난색을 표했다. 박 장관은 “이 문제는 의료계와 정부가 한 몸으로, 국민과의 관계라고 생각한다”며 “정부가 1년에 수백개씩 치르고 있는 국가시험 중 어느 한 시험만 예외적으로, 그것도 사유가 응시자의 요구에 의해 거부된 뒤 재응시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문제”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는 69명으로 하루 만에 다시 두자릿수로 내려왔다. 정부는 추이를 계속 지켜본 후 다음주부터 적용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조정안을 오는 11일 발표할 계획이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