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보좌관은 30일 북미 간 판문점 회동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을 만나는 등 눈부신 활약을 보였다. 이방카 보좌관은 방한 기간 중 사실상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면서 트럼프 대통령 최측근 참모로 영향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이방카 보좌관과 김 제1부부장의 ‘퍼스트 패밀리’ 첫 대면이 눈길을 끌었다. 이방카 보좌관과 김 제1부부장은 이날 회동에서 각각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을 수행했다. 이방카 보좌관과 김 제1부부장은 단순한 가족 구성원 이상으로 양 정상의 신임을 받으며 적지 않은 역할과 지위를 가진 ‘실세 중의 실세’로 꼽힌다. 앞서 평창올림픽은 물론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때도 회동이 기대됐으나 일정이 엇갈리면서 불발됐다. 하지만 이날 판문점 회동에 두 사람이 나란히 수행하면서 마침내 만남이 이뤄졌다. 두 사람이 인사를 나누거나 대화를 하는 등의 모습은 따로 카메라에 포착되지 않았다. 하지만 양 정상의 환담이 진행되는 동안 어떤 식으로든 인사를 나눴을 것으로 추정된다. 북미대화 재개 중대 국면에서 이들의 만남은 이른바 ‘가족 외교’까지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방카 보좌관은 청와대 만찬이나 한미정상회담, 한국 재계 총수 면담, 비무장지대(DMZ) 방문 등 굵직한 행사에도 참여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날 진행된 재계 총수 면담에서 이방카 보좌관은 같이 헤드테이블에 앉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과 웃으며 대화를 나눴다. 이 부회장은 이방카 보좌관에게 자신의 휴대폰을 통해 무엇인가를 보여줬고 이방카 보좌관이 이를 관심 있게 쳐다보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또 지난 29일 청와대에서 진행된 환영 만찬 행사에서는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서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드는 역할을 맡았다. 문 대통령은 K팝 아이돌 그룹인 엑소를 초청했고 이에 ‘엑소 팬’의 엄마인 이방카 보좌관은 반갑게 인사했다. 문 대통령은 “이방카 보좌관의 딸이 다음 달에 생일이라고 하는데 엑소 CD를 챙겨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하자 엑소 멤버들은 자신들의 CD를 선물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과 이방카 보좌관은 환하게 웃으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특히 이방카 보좌관은 “사인까지 있네요”라고 말하면서 크게 반기는 모습을 보였다.
/안현덕기자 alwa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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