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경제포럼에 참석한 외교·통일 전문가들은 신북방정책에 속도를 내기 위해 유라시아경제공동체(EAEU)와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FTA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인적교류 등 소프트웨어에 집중해야 신북방정책에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권구훈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은 서울경제신문·현대경제연구원 공동주최로 27일 반얀트리클럽앤드스파서울에서 열린 한반도 경제포럼에서 “중앙아시아나 러시아 같은 경우 우리가 빠르게 교역이나 투자 늘리는 성과를 보일 수 있다”면서 “바이오·의료·관광·미디어는 빠르게 움직일 수 있고 우리의 성장산업”이라며 한·EAEU FTA의 적극 추진 의지를 밝혔다.
다만 전문가들은 공적개발원조(ODA)를 통한 소프트웨어 강화로 추진되는 신남방정책에 비해 신북방정책은 경제적인 측면만 강조되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실제 정부 무상원조 전담기관인 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는 지난달 ‘신남방 ODA 이행계획 비전 선포식’을 개최하며 우리 기업의 현지 진출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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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성호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과거 정부를 보면 세계적으로 여러 지역에 진출하며 해외 교포와 협력해 한민족 공동체 형성이라는 개념을 많이 도입했다”며 “경제적 측면에서 신북방정책 추진은 좋은데 정부가 시야를 넓혔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FTA 진행에 따른 우리 제품의 대량유입에 대한 관련국의 반감을 줄이기 위해 인적교류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정택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물리적으로 항구를 지어주는 것은 중국 일대일로에 밀릴 수밖에 없다”며 “소프트웨어를 강화하면 현지 사람들과 만나서 협의하는 채널을 늘릴 수 있다”고 제언했다. 한국은 ODA 규모가 일본 및 중국에 비해 작기 때문에 한류와 한강의 기적으로 대변되는 산업화의 경험 등 우리만의 콘텐츠를 만들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현 전 수석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월 우즈베키스탄에 도착한 직후 ‘타슈켄트 인하대’를 방문한 사례를 들며 교육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타슈켄트 대학은 우즈베키스탄에서 가장 성공한 IT학교가 됐다”며 “교육사업이 성공해 실제 인력이 양성되면 그 대학 하나로 우즈베키스탄 국민들에게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각인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박우인·양지윤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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