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곡물 가격이 4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아프리카 돼지열병 확산으로 곡물 수유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인상 위협까지 불어닥쳤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옥수수, 대두, 밀 가격을 종합한 블룸버그 곡물 가격 지수는 27.0668를 기록해 1977년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이날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대두 7월물 가격은 장중 한때 3% 가까이 떨어지다가 부셸(곡물 중량단위·1부셸=27.2㎏)당 8.302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15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옥수수 7월물 가격은 장중 한때 전 거래일 대비 4.1% 떨어졌고 밀 7월물 가격도 2.3% 하락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관세 부과 선언으로 무역협상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미국산 대두, 옥수수, 밀에 대한 중국의 관세 부과가 지속될 우려가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트위터를 통해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하고 있는 10% 관세를 오는 10일 25%로 인상하고 추가로 3,250억 달러의 수입품에 대해서도 조만간 25%의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곡물 그룹 더 앤더슨스의 거래인인 제이컵 크리스티는 “트럼프의 트윗 하나가 이번 주 무역협상의 낙관적 전망을 지워버렸다”면서 불확실성이 걷힐 때까지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중 무역전쟁과 더불어 늘어나는 재고와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중서부 악천후가 미국 곡물·콩 시장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중서부 지역에는 지난 4월에도 강풍과 폭우·폭설을 동반한 폭탄 사이클론으로 홍수 피해 등을 입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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