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3 해상초계기 승무원이 해군 최초로 8,000시간 무사고 비행 기록을 세웠다. 주인공은 해군 제615 비행대대의 P-3 기관조작사 장용덕 원사(46)다. 기관조작사는 조종사와 마찬가지로 해상초계기에 탑승해 항공기 엔진과 기체, 전기 계통의 장비를 다룬다. 특히 임무 비행을 할 때 정조종사와 부조종사 사이에 앉아 발생할 수 있는 장비 고장의 원인을 분석하고 결함에 대해 초기에 조치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장 원사는 지난 1997년부터 P-3에서 기관조작사 임무를 수행해왔다. 당초 항공기 기체 정비사로 군 생활을 시작했지만 1995년 P-3가 해군에 도입되면서 승무원을 모집하자 정비사 전공을 살려 기관조작사에 지원했다. 우리 해군이 해상초계기를 도입할 때부터 교육·실무를 고루 경험한 한국 해상초계기 역사의 산증인으로도 꼽힌다.
장 원사는 올해까지 23년 동안 P-3를 탔다. P-3가 평균 속력(370.4㎞/h)으로 8,000시간 비행한 거리는 지구 둘레(4만㎞)를 72번이나 돌 수 있는 290만km에 이른다. P-3는 주로 야간에 해상에서 임무를 수행한다. 특히 저고도·저속으로 장시간 체공해야 하는 임무의 특성상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보통 P-3는 한 번 이륙하면 6시간 이상 비행하며 상황에 따라 해수면 가까이 낮게 비행하기에 고도의 집중력과 승무원 총원의 일치단결된 팀워크가 필요하다. 따라서 P-3 승무원에게는 다른 기종보다 더 많은 체력이 요구된다.
평소 임무 수행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노력하는 장 원사는 항공기관산업기사와 위험물산업기사 등의 자격증도 땄다. 2010년과 2012년·2013년 3회에 걸쳐 해군 6항공전단 최우수 조작사로 선발되기도 했다.
장 원사는 “8,000시간 동안 단 한 건의 사고도 없이 비행 임무를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은 오롯이 지난 23년간 내 옆에서 함께 임무를 수행한 전우들 덕분”이라며 “앞으로도 부여된 임무를 반드시 완수해 조국의 해양 수호에 기여하고 후배들의 귀감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정태(대령) 61해상초계기전대장은 “흔히 무사고 비행이라고 하면 조종사만을 생각하지만 해군 해상초계기에는 해상작전 임무의 특성상 항공기 기체 전반을 다룰 수 있는 기관조작사가 함께 편승한다”며 “바다 위 하늘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서의 안전한 비행을 위해서는 기관조작사의 역할이 중요하며 그런 의미에서 지금까지 완벽하게 임무를 수행해온 장 원사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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