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보궐선거가 막을 내리고 이제 21대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내년 4·15총선까지 1년이 남았다. 전문가들은 이 1년이 한국 경제의 명운을 가를 ‘골든타임’이라고 입을 모은다. 극심한 경기침체로 국민 다수가 고통받고 주력산업이 힘을 잃어가며, 기업은 규제에 가로막혀 신성장동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절박한 상황이기에 그렇다. 더욱이 내년 4·15총선 이후 문재인 정부는 눈에 띄게 힘이 빠질 것이고 곧이어 대선 정국에 들어서면 여야가 각종 포퓰리즘 정책과 공약을 경쟁적으로 쏟아낼 것이 뻔하다. ★관련기사 5면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향후 1년간 국회가 골든타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한국이 낭떠러지에서 추락해 다시 오를 기회마저 잡지 못할 나라가 될 수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선진국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국회의원들이 자칫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지역구를 챙기느라 입법부를 개점휴업 상태로 내버려둘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한 중진 의원은 “당장 선거에서 지면 배지를 떼야 하는 판이라 국회의원들이 특히 선거를 앞둔 해에는 지역구 챙기기에 여념이 없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국회 일각에서는 정쟁을 벗어나 경제를 살리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 4차산업혁명특별위원회 위원장인 김성식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대로 가다가는 새로운 비즈니스·기술환경에서 우리나라가 영원히 도태될 수밖에 없다. 여야가 하루빨리 머리를 맞대고 각종 규제 개혁 등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며 “다만 A, B, C, D라는 규제가 있으면 A 규제만 푼다고 해서 A 규제가 풀리는 게 아니라 A~D 규제를 모두 풀어야 A 규제도 해결된다. 정부가 큰 청사진을 먼저 내놓아야 한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내년에는 총선도 있고 해서 국회의원들이 공천 여부, 정계 개편 등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어쨌든 청년도 힘들고 경제도 너무 힘들다”며 “여야는 민생을 챙겨달라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잘 받들어 필요한 입법 작업을 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지훈·하정연·양지윤기자 jh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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