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5일 SK텔레콤이 7만원대 요금제를 신청했지만 요금제 보완을 이유로 반려한 게 대표적이다. 적정이윤이 생겨야 기업들의 투자 여력이 만들어지고 결국 서비스 질도 높아진다는 것은 상식이다. 특히 최근에는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 여기에서 뒤처지면 생존을 장담하기 힘들다. 이미 통신 업계의 수익원은 콘텐츠와 플랫폼으로 옮겨가고 있다. 여기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투자에 쏟아부어야 할 돈도 만만찮다.
지금처럼 통신사들의 요금책정에 정부가 ‘감 놔라 배 놔라’ 참견하면 수익성 저하→투자 감소→서비스·경쟁력 저하의 악순환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22일 국회에서 논의 예정인 유료방송 합산 규제도 문제다. 이는 자율적인 시장경쟁에 역행하는 것은 그만두더라도 세계 방송통신 업계의 흐름과도 동떨어진다. 지금은 넷플릭스나 유튜브 같은 OTT가 대세다. 이런 추세에서 유료방송 시장점유율만 제한하면 국내 방통사업자들은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이렇게 이통사의 손발을 묶은 채 시대착오적인 규제를 들이대면서 5G 시대를 선도하라고 주문하는 것은 염치없는 일이다. 5G 상용화는 융합·혁신을 촉발해 새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다. 정부가 진정으로 5G를 혁신성장의 성과로 내세우고 싶다면 요금통제 등 이통사 발목잡기를 그만두고 콘텐츠 역량을 키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할 것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