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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장애모자 휠체어 교통사고…60대 어머니 끝내 숨져

40대 장애 아들 일하고 귀가하던 청각 장애 어머니 마중

오르막길 힘들까 봐 휠체어 함께 타다 택시와 충돌

경찰 “인도 울퉁불퉁해 휠체어로 차도 이용하다 사고”

26일 부산 영도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0시 10분께 부산 영도구 동삼동 왕복 2차로 도로에서 전동휠체어를 타고 가던 어머니와 아들이 택시와 부딪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이들은 보도가 울퉁불퉁해 인도가 아닌 차도로 가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사고 현장 옆 울퉁불퉁한 보도의 모습. /연합뉴스




전동휠체어를 타고 오르막길을 오르던 어머니와 아들이 택시에 치인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26일 부산 영도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0시 10분께 부산 영도구 동삼동 한 왕복 2차로 도로에서 장애인 손모(44)씨와 손씨 어머니 이모(67)씨가 함께 탄 전동휠체어가 택시(운전기사 문모·56)와 충돌했다. 이 사고로 어머니 이씨가 뇌출혈 등으로 의식을 잃고 대학 병원으로 옮겨져 긴급 수술을 받았지만 끝내 숨졌다. 아들도 크게 다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아들이 밤늦게 일을 마치고 퇴근한 어머니를 마중 나갔다가 모자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사고 구간은 오르막길로, 아들이 지친 어머니를 무릎에 태운 채 전동휠체어를 타고 가고 있었다. 그들은 차도로 역주행하는 중이었다. 그때 해당 도로로 진입하는 택시와 부딪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한 관계자는 “차도 옆에 인도가 있었지만, 보도블록이 울퉁불퉁해 차도를 이용한 것으로 안다”면서 “전동휠체어 속도가 느려 정상 차선으로 가면 뒤에 오는 차량 운행에 방해가 될까 봐 역차선을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를 확보하고, 택시 기사 문씨가 전방주시 의무 등을 위반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택시나 전동휠체어 모두 속도가 빠르지 않은 상황이었다”면서 “사고 자체는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지만 모자가 휠체어에 함께 타고 있는 상태여서 어머니가 머리 등을 바닥에 세게 부딪히며 중상을 입은 것 같다”고 추정했다.

경찰과 관할구청에 따르면 두 사람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서로에게 힘이 되며 살아간 모자였다. 아들은 지체 장애 5급, 어머니는 청각 장애 4급으로 그나마 몸을 움직일 수 있는 어머니가 일을 해 번 돈과 기초생활수급비 장애인 수당 등으로 생계를 유지했다. 지체 장애 3급인 아버지는 2016년 사망했다. 영도구 한 관계자는 “어머니가 2001년부터 집안 가장 노릇을 하면서 아들을 돌봤는데 사고를 당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원희 인턴기자 whatam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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