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시절 4대강 사업으로 건설한 16개 보 가운데 1,635억원을 투입해 건설한 영산강 죽산보를 해체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또한 승촌보는 상시개방이 더 합리적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4대강 자연성 회복 방안을 추진해온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이하 기획위원회)는 22일 영산강 죽산보를 해체하는 보 처리방안을 발표했다.
기획위원회는 “죽산보 설치 전 죽산보 구간의 환경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보 해체 시 수질과 생태 개선, 유지·관리 비용의 절감 등으로 인한 편익이 보 해체 제반 비용을 상회하는 것으로 평가됐다”며 이러한 방안을 제시했다. 보 해체는 가동보, 고정보, 부대시설 등 구조물을 모두 철거하는 것을 뜻한다.
죽산보 건설에는 총 1,635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으며, 전체 길이 184m의 가동보와 4.5㎞의 옛 강 복원, 수변 생태공원, 소수력발전소, 자전거 길 등을 조성했다. 지난 2009년 11월 첫 삽을 뜬 지 2년여 만인 지난 2011년 10월 개방됐다. 4대강 사업을 통해 건설한 16개 보 가운데 유일하게 배가 드나들 수 있는 수문을 만들어 1976년 이후 끊겼던 뱃길이 34년 만에 되살아났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기획위는 승촌보에 대해서는 보 상부 공도교의 차량 통행량 등을 감안해 해체의 경제성이 낮다고 판단해 양수장과 지하수 등 물 이용 대책 수립을 거쳐 상시 개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기획위원회는 보 설치 전·후 상황과 지난 2017년 6월부터 단계적으로 진행한 영산강 보 개방에 따른 14개 부분 관측 결과를 토대로 처리방안을 모색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 보 안전성 평가를 위한 사전조사를 시작으로 경제성 분석, 수질·생태, 이·치수, 국민과 주민 인식조사 등 각 부문 연구를 진행했다. 보 해체 필요성의 경우, 안전성과 경제성을 우선해 판단했으며, 경제성은 한국재정학회에서 해체 시 총비용과 편익을 비교 분석하는 방법으로 분석했다. 안전성은 한국재난안전연구원과 대한산업안전협회에서 수중초음파조사와 외관 조사, 수중영상촬영조사를 바탕으로 평가했다.
그 밖에도 수질은 녹조·화학적 산소요구량·퇴적물 오염도 등 5개 지표로, 생태는 서식 및 수변 환경 지수·어류 건강성,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 등 5개 지표로 구성했다. 각각 보 설치 전과 후 관리수위 유지 시, 개방 후 시점을 비교했다. 또한 이수와 치수는 보 주변 물 부족 해소, 보 저류 용수 이용, 지하수 활용 변화, 홍수 대비 능력 등 5개 지표로 조사했다.
여론조사의 경우, 전문기관에 의뢰해 국민과 지역주민 2,000명을 대상으로 보 개방 의견, 보 필요성, 강 의미 등 인식을 살폈다.
기획위가 이날 제시한 5개 보 처리방안은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오는 6월 시행되는 물관리기본법에 따라 구성될 국가물관리위원회에 상정돼 확정된다. 기획위 제안이 거의 그대로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일부 주민은 농업용수가 부족해질 우려 등을 제기하며 보 해체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5개 보 처리방안이 확정되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노진표 인턴기자 jproh9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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