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매·전세가의 동반 하락이 지속 되고 있다. 낙폭은 줄었지만 아파트 값은 2013년 이후 약 6년 만에 14주 연속 하락했다. 전세가도 16주 연속 떨어졌다. 공급물량 증가와 대출 규제 등 각종 악재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모습이다.
한국감정원이 14일 내놓은 주간 아파트 동향 자료를 보면 2월 둘째 주(2월 1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7%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11월 넷째 주 이후 14주 연속 하락세가 이어지는 것. 감정원 주간조사에서 서울 아파트 매매가가 14주 연속 하락한 것은 지난 2013년 5월 넷째 주부터 8월 넷째 주까지 내림세가 이어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번 주 집계된 -0.07%의 하락 폭은 전주(-0.08%)보다 다소 줄어든 것이지만, 설 연휴 등의 영향 때문이지 시장의 반등세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감정원의 분석이다.
서울 집값 하락세는 전방위적이다. 이번 주 강북 14개 구는 0.05% 떨어졌고, 강남 11개 구는 0.10% 하락했다. 특히 시장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는 -0.13%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강북권에서는 마포구(-0.18%), 용산구(-0.15%) 등이 하락했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보면 최근 한 달 사이 1억 원 이상 매매가가 떨어진 단지들이 적지 않게 나타난다. 강남구 개포동의 ‘주공 4단지’ 전용 42㎡의 경우 1월 말 14억 500만 원에 손바뀜이 일어났다. 이는 지난해 12월(16억 5,000만 원) 대비 2억 원 하락한 가격이다. 송파구 잠실동의 ‘엘스’ 전용 59㎡ 14층 매물도 1월 13억 2,000만 원 거래됐는데, 이 역시 지난 11월 15층 매물이 15억 2,750만 원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내림이다.
잠실동 S 공인 관계자는 “설 연휴 이후 분위기를 지난해 연말과 비교하면 전화문의와 방문 상담이 조금 늘어났다”면서도 “하지만 대부분 ‘급급매’ 수준의 매물을 찾고, 실계약까지 이어지는 사례는 극히 드문 수준”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매도자와 매수자가 속으로 생각하는 가격 수준이 억대로 차이가 나는 건 여전하다”고 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 하락세도 계속되고 있다. 이번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7% 떨어져 최근 16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강북 14개 구가 0.15%, 강남 11개 구가 0.20% 떨어졌다. 감정원 관계자는 “‘래미안블레스티지’, ‘래미안길음센터피스’ 등 대규모 단지의 입주가 이어지면서 전세 매물이 누적되면서 하락세가 이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포동의 한 중개사는 “이달 말부터 입주를 시작하는 ‘래미안블레스티지’의 경우 지난해 가을과 비교하면 전셋값이 대략 3억~4억 원 정도 빠졌다”고 말했다./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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