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9일 “조국 민정수석이 반부패비서관실 산하 특감반 비위에 대한 최종 조사결과를 보고받았다”며 “이에 특감반장을 비롯한 반원 전원을 교체하고 비위행위가 있는 직원을 소속기관이 조사·징계할 것을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에 건의했다”고 말했다. 임 실장은 이를 수락했고 특감반원 전원은 이날 오후 6시부로 원 소속기관인 검찰·경찰·감사원 등으로 복귀 조치 됐다. 청와대로 파견된 사람의 복귀는 비서실장의 권한 사안이다.
앞서 지난 28일 특감반 소속의 김모 수사관은 지인과 연관된 사건의 수사상황을 공식 특감 사안이 아님에도 경찰에 문의한 것으로 밝혀져 물의를 빚었다. 국토교통부 공무원 뇌물사건으로 김 수사관의 지인인 건설업자가 피의자인 건이었다. 청와대 조사 후 김 수사관은 소속 기관인 검찰로 돌아간 상태다. 이와 관련해 특감반 소속 또 다른 직원 A씨도 이 사건에 연루된 구체적 정황을 청와대가 확인했다고 국내 한 방송사가 이날 보도했다. 특감반의 비위 행위자가 한 명 더 있다는 것이다. 이 매체는 특감반 직원들이 근무시간에 골프를 쳐 청와대가 적발했다고 전했지만 김 대변인은 이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특감반장의 신원, 반원의 총 숫자 등은 업무 특성상 밝혀진 바 없지만 대략 15명 내외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전원 교체된 특감반은 민정수석실 산하 반부패비서관실 소속으로 정부 부처와 공기업 직원들을 감찰하는 업무를 맡는다. 민정비서관 산하에 특감반이 따로 있는데 이들은 대통령 친인척을 담당한다. 해당 직원들은 오후에 갑작스럽게 소속기관 복귀 명령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조치는 당초 예정된 것을 3개월 가량 앞당기고 규모도 대폭 키운 것이다. 검찰, 경찰 등에 따르면 특검반에는 내년 2월 대규모 인사가 예정돼 있었다. 이에 검찰, 경찰, 감사원 등에서 면접 절차가 진행 중이었다.
이는 청와대 직원의 부적절한 행태가 잇따라 적발되고 나아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 하락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자 강력한 쇄신을 하겠다는 뜻에서 나온 것이다. 최근 청와대 경호처 직원이 술을 먹고 시민을 폭행한 사건이 있었으며 청와대 내 핵심 중의 핵심 참모인 김종천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됐다. 이후 임 실장이 26일 청와대 전 직원에 e메일을 보내 “우리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국민에 폐가 되고 대통령에 누가 될 수 있다”며 “더 엄격한 자세로 일해야 한다”고 촉구했지만 28일에는 특감반 김 수사관의 비위행위가 밝혀져 비난이 커졌다. 28일 조 수석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낮고 열린 자세로 경청 또 경청, 쇄신 또 쇄신, 그러나 원칙과 투지와 끈기를 상실하지 않으며”라고 적으며 공직기강 다잡기를 다짐한 바 있다.
하지만 그동안 알려진 비위에다 경찰 수사에 연루된 직원이 한 명 더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청와대 공직기강 해이에 대한 비난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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