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협은 지난달 25~31일 일주일간 회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 조사에 응한 1,925명 중 56.6%인 1,090명이 “법안을 통해 구성된 특별재판부가 전속 재판권을 행사하는 데 찬성한다”는 의견을 냈다고 1일 밝혔다.
특별재판부 설치에 찬성하는 이유로 대다수인 1,008명(중복응답 허용)이 “사건 관련자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기존 재판부에 공정한 재판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꼽았다.
이어 590명은 “특별재판부의 법관은 결국 후보 중에서 대법원장이 임명하므로 사법부 독립이나 피고인의 재판권을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를 댔다.
이 밖에 “재판 결과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영장 심사에서 보여준 법관들의 이중적 태도로 이미 객관적이고 공정한 재판 진행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잃었다”, “사법부의 치부를 사법부가 판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등의 의견도 나왔다.
다만 32.2%인 619명은 특별재판부 설치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반대 의사를 표시한 이들은 “정치권력이 사법부 재판권에 간섭하는 것은 다른 형태의 사법농단이 될 수 있다”(305명), “사법부의 재판부 구성권에 개입하고 재판 기간을 한정하는 것은 헌법상 3권 분립이나 사법부의 독립을 침해하는 것”(304명) 등의 이유를 제시했다.
이어 “대상 사건 피고인이 헌법과 법률에 의해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한다”(120명), “형사소송법의 제척·기피 제도를 엄중히 적용하는 것으로 충분하다”(123명) 등의 이유도 다수 나왔다.
이 외에 “무죄추정 원칙을 관철해야 한다”, “처분적 법률에 해당할 수 있다”는 등 다른 위헌요소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나머지 216명(11.2%)의 응답자는 조건부로 찬성한다고 밝혔다. 조건부 찬성 의견으로는 “재판기간의 제한을 삭제해야 한다”(111명), “당사자의 기피권 행사가 불가능하므로 보완해야 한다”(104명) 등이 대표적이었다.
대한변협은 “찬성 의견이 반대를 압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조건부 찬성 의사를 표시한 회원도 현재 법률안을 수정해야 한다고 보는 만큼 위헌소지가 없다고 판단했다거나 지엽적인 부분만 수정하면 찬성하는 것이라 속단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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