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정책에 맞춰 도심 유휴용지 발굴에 나선 가운데 ‘유휴철도기지’가 유력한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유휴철도기지만 한 대규모 부지가 없는데다 주변부와의 연계 개발이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이다.
6일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시가 관리하고 있는 유휴철도부지는 총 37곳에 이른다. 서울시는 지난 2016년 유휴철도부지 관리방안 계획을 세운 바 있다. 최근 정부가 치솟는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택지공급 확대 방침을 밝히자 유휴철도부지 개발을 통해 주택공급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그린벨트는 미래세대를 위한 최후의 보루로 마지막까지 고민해야 할 사항”이라며 “대신 도심 내 유휴철도기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관련 부서들을 통해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곳이 구로철도차량기지다. 서울시는 준공된 지 40년을 넘긴 구로철도차량기지를 경기도 광명시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25만3,224㎡ 규모의 부지에는 상업·업무시설이 어우러진 복합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올 3월 발주한 구로차량기지 이적지 활용방안 용역이 올해 말 종료된다”며 “용역 결과를 참고해 서울시가 세부개발계획을 세울 예정이며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지만 복합시설이 들어온다면 상업·업무는 물론 주거시설이 지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광운대역세권(14만9,065㎡), 수색차량기지(17만2,000㎡) 개발을 통한 주거공급 계획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광운대역세권의 경우 현재 사업자인 HDC현대산업개발과 서울시·코레일이 사전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수색차량기지는 땅 주인인 코레일이 이전 용지를 찾기 위한 용역을 마무리하는 단계에 있다. 신정차량기지(17만㎡), 신내차량기지(19만140㎡) 등 철도차량기지를 경기도로 이전할 곳도 주택공급용지 후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밖에 효창공원앞역(8,090㎡), 망우역(7만5,224㎡), 영등포역 소화물취급소(2,739㎡), 공덕역 인근(5,676㎡) 등이 임대주택 공급지로 거론되고 있다. 정비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서울시가 그린벨트 해제보다 유휴부지 활용에 무게를 두고 있다면 철도유휴부지를 가장 먼저 고려할 것”이라며 “노후한 자치구 청사부지나 군부대 이전 용지 등을 활용한 개발도 검토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