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강경 일변도의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이는 현실적인 전략이 아니며 그 손실을 최소화하려면 패배를 인정하고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국의 경제 전문가인 쉬이미아오는 1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칼럼을 기고했다.
쉬이미아오는 “미국의 5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에 중국이 보복 관세로 맞서고, 600억달러 규모 미국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지만, 이제 중국이 내놓을 수 있는 카드는 한계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지난해 중국의 대미 수출이 5,000억달러에 달하지만, 미국의 대중 수출은 1,300억달러에 불과해 중국이 미국에 ‘보복 관세’로 계속 맞설 수 없음을 지적한 것이다.
쉬이미아오는 “중국은 무역전쟁에 대응해 유럽 등과 힘을 합치려고 노력했지만, 이 역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며 “오히려 유럽연합(EU), 일본, 멕시코 등이 미국과의 유대를 강화하는 분위기”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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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이미아오는 중국이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의 강경 전략을 재고해야 할 시점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내 학계, 싱크탱크, 금융계 등에서 무역전쟁과 관련해 중국의 정책 방향을 우려하는 의견이 많다”며 “중국이 지난 40년간 개혁개방을 통해 얻은 것은 미국 및 그 동맹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경제 시스템에 통합됐기 때문이라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쉬이미아오는 “무역전쟁에서 강경 대응으로 일관한 중국의 전략은 분명히 실패했고 오히려 미·중 갈등만 심화시켰다”며 “무역전쟁이 더 심각해지기 전에 중국 지도부는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대화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를 선언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고통스럽고 수치스러운 일이 되겠지만, 단기적인 손실이 때로는 장기적인 이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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