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가통계국은 1·4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 증가했다고 17일 발표했다. 이는 글로벌 시장 전문가들과 중국 매체들이 예상한 6.8%에 부합하는 수치다. 지난해 3·4분기 이후 3분기 연속 6.8%를 유지하면서 중국 경제는 큰 위험징후 없이 안정된 중속 성장 속도를 지킨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달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6.5%) 달성을 위한 안정적 출발을 한 셈이다.
다만 미국과의 무역갈등이 커지면서 중국 경제의 긴장 분위기는 고조되는 모양새다. 경제성장의 동력인 고정자산 투자는 1·4분기에 7.5% 증가해 예상치(7.7%)를 밑돌았으며 3월 산업생산도 예상치(6.3%)보다 낮은 전년 비 6.0% 증가에 그쳤다.
실물경제 양상을 보여주는 3월 소매판매는 시장 예상치(9.7%)를 넘어선 10.1% 증가세를 보이며 양호한 내수경제 여건을 반영했지만 전문가들은 미국과의 무역전쟁 등 대외 불확실성 요인으로 향후 중국 경제가 둔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저우하오 코메르츠방크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말부터 대부분의 중국 도시에서 나타나는 자산감소 현상은 향후 성장지표가 둔화할 징조로 해석된다”고 지적했다. 중국 내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미중 통상분쟁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경우 경제성장률이 2.5%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통상분쟁 격화가 자국 경제에 미칠 역파장 우려 속에 중국은 일각에서 우려했던 미국 국채 매각 카드 사용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현지시간) 미 재무부 발표에 따르면 2월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액은 전월 비 85억달러 늘어난 1조1,800억 달러에 달했다. 증가폭은 6개월 만에 최대 수준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미중 간 무역갈등으로 중국이 미국 국채 매도를 고려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뾰족한 대안 투자처가 마땅하지 않고 중국 경제가 부메랑을 맞을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화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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