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은 트럼프 정부가 출범한 지 1년 2개월 여 만에 백악관 비서실장과 국가경제위원장 겸 수석경제보좌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등이 모두 1차례 이상 바뀌었지만 쿠슈너 선임고문은 특검 조사 등을 받았지만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트럼프 선거캠프와 러시아간 유착 의혹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검은 지난해부터 수차례 쿠슈너 선임고문의 러시아 인사들과 접촉 여부, 외국 투자유치 활동 등을 광범위하게 조사했다.
CNN 방송은 특검 수사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최근 뮬러 특검이 인수위원회 시기에 쿠슈너 선임고문의 ‘비 러시아’ 투자 유치 활동을 살펴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뮬러 특검이 지난해 5월 수사 개시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가 아닌 중국 등 다른 나라와 쿠슈너 사이에 오간 투자 논의들을 살펴보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뮬러 특검은 그간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의 러시아 내통 혐의 등 쿠슈너와 관련해서는 ‘러시아 접촉’만 관심을 기울여왔는데 수사를 확대한 것이다.
쿠슈너 선임고문은 백악관의 조사도 받고 있다. 그의 가족이 관련된 부동산 사업과 관련해 거액의 대출이 형법 또는 관련 규정을 위반했는지를 정부 윤리청을 대신해 백악관이 조사하고 있는 것이다. 쿠슈너 선임고문의 가족기업인 ‘쿠슈너 컴퍼니’는 지난해 씨티그룹과 사모투자회사인 ‘아폴로’로부터 총 5억 달러(약 5,374억 원)의 대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은 쿠슈너 고문의 기밀 취급 권한을 강등하기도 해 쿠슈너 선임고문의 백악관 내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는 관측까지 더해졌다. 켈리 실장의 조치로 쿠슈너 고문은 극비 분석 보고 등 최고로 민감한 정보 사항이 담기는 ‘대통령 일일 브리핑’을 볼 수 없게 되는 등 백악관의 기밀 정보에서 멀어지게 됐다.
그러나 오는 9일부터 백악관 안보보좌관으로 일할 존 볼턴이 쿠슈너 선임고문에게 지난 1년 동안 꾸준히 정책 조언을 해 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하면서 쿠슈너의 영향력은 여전히 살아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쿠슈너와 가까운 볼턴이 백악관의 외교ㆍ안보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게 돼 쿠슈너의 입지는 이전 보다 더욱 탄탄해졌다는 관측이다.
백악관에서 정책조정을 담당하는 부비서실장도 최근 쿠슈너 선임고문의 측근으로 채워진 바 있다. 크리스토퍼 리델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GM(제너럴모터스)에서 임원을 지냈는데 쿠슈너와 가까워 백악관 에 입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리델이 국장급으로 일하다 부실장으로 승진한 것을 두고도 켈리 비서실장이 기밀 취급권한을 강등한 쿠슈너 고문을 향해 일종의 화해 제스처를 보냈다는 해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뉴욕 = 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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