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에 대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우리 산업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FTA 개정 완료를 북핵과 연계할 뜻을 시사한 것과 한미 간 ‘환율 합의’ 등 논란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2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열고 “지난주 한미 FTA 개정 협상에서 원칙적 합의를 이뤘다”며 “보호무역주의 흐름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미국과의 FTA 개정 협상을 빠르게 마무리함으로써 대외경제 불확실성을 해소한 것은 매우 큰 성과”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자동차 수출과 농업을 지켜내고 철강 관세부과 면제 등을 이끌어내 양국 간 이익의 균형을 맞추고 우리 산업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했다”고 호평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정착 및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한미 양국 간 긴밀한 협력이 꼭 필요한 상황에서 갈등 요인을 정리했다는 점에서도 아주 잘한 일”이라고 치켜세웠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FTA-북핵협상 연계 입장에 대한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원칙 합의한 한미 FTA 개정 협상에 대해 “북한과의 협상이 타결된 후로 (공식 완료를) 미룰 수도 있을 것”이라고 돌발 발언을 했다. 북핵 협상에서 한국이 북중 쪽으로 기우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이날 문 대통령은 “보호무역주의 추세와 미중 무역 갈등은 세계 6위 수출국이며 대외경제 의존도가 매우 높은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면밀히 분석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한다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번에 입증된 우리의 FTA 협상 경험과 능력을 토대로 보다 높은 수준의 세계 경제 개방을 지향하며 각종 무역 협상에 능동적이고 당당하게 대처해나갈 것을 당부한다”고 주문했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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