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6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올 들어 처음으로 배럴당 60달러 이하로 주저앉았다.
최대 원유 소비국인 중국이 유가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위안화로 원유를 거래하는 ‘위안화 표시 원유선물’ 시장을 오는 3월 개장한다고 밝히면서 미국의 빠른 긴축 가능성 등으로 촉발된 유가 하락세에 불을 붙이고 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3.2% 급락한 배럴 당 59.20달러로 마감했다. WTI가 올해 들어 배럴당 60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4월물도 배럴당 3.12% 급락한 62.79달러에 거래됐다.
유가가 이처럼 떨어진 것은 같은 날 중국이 위안화로 거래되는 유가 선물시장을 3월26일 상하이에 개장한다고 밝힌 점이 가장 주효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시장이 상하이에 개소되면 글로벌 투자자들도 위안 원유선물 시장에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다.
WSJ 등 주요 외신은 중국 금융시장의 신뢰도에 의문을 표하면서도 이 지표가 아시아 시장의 새로운 유가 지표가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위안화 표시 원유선물 거래가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할 경우 WTI·브렌트 등 달러화 벤치마크에 큰 도전이 되는데다 달러로만 거래되는 유가 구조에 영향을 미치며 글로벌 유가시장의 달러 지배력까지 뒤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셰일원유 생산을 늘리면서 지난해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글로벌 최대 원유 소비국으로 자리하는 등 유가시장의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WSJ은 “위안화 선물시장이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면 중국 시장의 수요 공급 여건을 보다 세밀히 반영하는 오일 가격이 나타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달러화로 표시되지 않는 원유선물 거래는 하루 30만배럴 수준으로 일일 전체 거래물량(8,220만배럴)에 비해 매우 미미한 상태다. /김희원기자 heew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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