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유럽을 가 보고 싶어 할까요? 그 답은 교육과정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배우고 있는 대부분의 지식은 서양에서 시작된 연구의 성과이자 문화의 결실입니다. 그 역사를 되돌아보면 고대 그리스로부터 지금까지 약 5000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축적된 문명이자 문화이지요. 그들의 역사에 대해 이해하게 된다면, 미래에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잡을 수 있게 되겠지요.”
지난 14일 안인희 박사는 고인돌 강좌 ‘신들의 전쟁: 유럽의 중세’ 첫 강의에서 서양을 향한 우리의 오랜 짝사랑, 그 근원을 짚어보는 것으로 시작했다. 찬란했던 헬레니즘 문화를 구가했던 고대 그리고 르네상스로 세계의 근대사를 이끌었던 유럽은 고대와 근대 사이의 어정쩡한 시기를 중세로 정하고 이 시기를 암흑의 시대로 불렀다. 이번 강좌는 그 이유에 대해 조목조목 이해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은 서울경제신문 부설 백상경제연구원과 서울시교육청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시민과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 아카데미로 올해 5회째다.
첫날 강의는 서로마 제국의 몰락(476)을 시작으로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1492)에 이르는 약 1000년 동안 유럽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 맥락을 짚어나갔다. 안 박사는 중세 유럽의 역사에 대한 본격적인 설명에 앞서 기원전 3,000년 무렵 크레타 섬에서 출발한 고대 유럽의 문화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시작했다. 작은 도시국가 아테네가 거대한 페르시아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게 된 계기를 시작으로 로마 공화국과 제국 그리고 예수의 탄생에 이르기까지 고대 유럽의 역사를 압축 설명했다. 총 5강으로 구성된 이번 강좌는 1강. 중세 유럽의 역사와 종교, 2강. 신들의 전쟁-지중해 세계와 종교전쟁, 3강.중세문학-현대 판타지물의 원천 4강. 르네상스의 문화-이탈리아가 유럽의 스승이 되다, 5강. 르네상스 미술의 비밀-원근법과 공간 등으로 진행된다. 늦은 저녁 세미나실에 앉은 수강생들은 강의시간 내내 ‘아~’ ‘네!’ 하면서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복잡한 유럽 역사의 궤를 뚫어나갔다.
한편, 생애 주기별 인문학 프로그램 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은 서울시교육청 산하 21개 도서관과 30여개 중고등학교를 찾아가 생활 속에서 발견하는 다양한 주제를 인문학적인 관점으로 풀어내는 강좌로 구성해 오는 12월까지 이어 나갈 예정이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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