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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자율주행차 개발 지원책 필요하다

맹준호 산업부 차장





1870년부터 1900년까지는 이른바 ‘위대한 발명들(Great Inventions)’이 이뤄진 시기다. 이 중에서도 내연기관과 자동차의 발명은 인류의 생활을 획기적으로 바꿨다.

자동차가 등장하기 직전에 나온 미국 문헌들은 당시 말이 하루에 9~23㎏의 똥과 4ℓ의 오줌을 배설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당시 도시 지역에는 1평방마일당 하루 5~10톤의 말똥이 쏟아져 내렸다. 이 말똥을 치우는 역겨운 작업은 모두 인간의 몫이었다.

말은 경제적 효율도 낮았다. 당시 말 한 마리를 1년간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은 말 한 마리를 새로 사는 값과 맞먹었다고 한다. 3,000만원짜리 차를 한 대 샀는데 기름값과 수리비·주차비가 연간 3,000만원 들어간다고 상상해보자. 인간이 자동차로 얼마나 큰 효율성을 획득했는지 금방 이해할 수 있다.

자동차는 가난한 사람의 이동성을 크게 향상시켰고 이는 계층 이동 기회를 부여했다. 말과 마차는 부자와 엘리트의 전유물이었다. 자동차가 발명되기 전에는 노동자·농민이 도시와 농촌 사이를 이동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그러나 농민과 노동자의 상당수가 자동차를 갖게 되면서 모든 것이 바뀌었다. 1926년 미국 아이오와주 농가의 93%가 자동차를 소유했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자동차는 보급도 빨랐다.

자동차가 가져온 간접적 이익에 대해 ‘자동차의 시대(The Automobile Age)’의 저자 제임스 플링크 미국 캘리포니아대 교수(비교문화학)는 이렇게 말한다. “도시의 비위생과 농촌의 고립을 끝냈다. 도로 개선을 이끌었고 더 좋은 의료가 가능해졌다. 학교가 통합됐고 재충전 기회가 확대됐다. 사업과 주거의 중앙집중화가 해소됐고 농촌 부동산 붐을 낳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산층 문화’를 탄생시켰다.”



이렇게 인간의 삶을 바꾼 자동차가 다시 한번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타고 있다. 각종 디지털 테크놀로지, 사물인터넷(IoT), 공유경제, 데이터 통신, 클라우드 컴퓨팅 등 온갖 신기술이 융합해 자율주행기술의 미래가 열리고 있다.

교통사고가 없는 세상, 노동으로의 운전은 사라지고 즐거움을 위해서만 운전하는 세상이 자율주행차에 의해 열린다. 그리고 인간 삶의 양태는 내연기관이 동물의 힘을 대체했을 때와 같이 영원히 바뀌게 된다.

자율주행기술 완성을 위한 레이스에서 자동차 메이커들의 기득권은 없다. 데이터처리장치 회사와 핵심 기술을 가진 부품사 밑에 완성차 메이커들이 줄을 서 있는 모습이다. 어쩌면 앞으로는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인터넷 기업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율주행 시대를 이끌어나갈지도 모른다는 분석도 나온다. 애플이 뛰어들 경우 폭스콘에 아이폰 조립을 맡기듯 현재의 자동차 기업을 하청 업체로 부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본다. 한때의 자동차 강자가 한낱 하청 공장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한국의 자동차 산업은 부품 산업의 기반이 미약한 상태에서 완성차 중심으로만 성장했다. 자율주행을 위한 완성차-부품 업계 간 공동연구의 토양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자 업계를 비롯한 보다 많은 업체가 미래차 기술 개발에 뛰어들도록 유도하는 정책 수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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