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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1년]"촛불정신, 적폐청산에만 매몰...미래 동력 잃어"

전문가들이 본 '촛불 1년'

안보·경제 등 국가 과제 산적

공론의 장으로 광장 활용 필요

1년 전 1,700만 시민을 광장으로 집결하게 한 촛불 정신이 적폐청산에만 매몰돼 미래를 향한 동력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평화집회를 통한 정권교체라는 성과의 이면에 과거에만 집착해 또 다른 갈등을 낳아 사회의 발전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눈앞에 직면한 외교·안보·경제 분야 등 공동의 가치를 공유하는 장으로 촛불 정신을 이어가야 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촛불집회 후 1년간 경제·외교·안보 등 국가적 과제가 산적한 상황인데도 적폐청산에만 주력해 미래로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며 “촛불 의미가 특정단체의 결사 도구로 전락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촛불이 특정세력의 이익을 대변하는 전유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회 곳곳에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병폐와 폐단을 해소하고 변화를 바라던 요구들이 정쟁거리로 전락하면서 개혁이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며 “일부 집단의 독선으로 흘러가는 것을 막고 시민 모두가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방향으로 촛불 정신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촛불의 의미를 살려 광장을 다양한 목소리가 표출되는 민주주의 공론의 장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고강섭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촛불집회 당시 광장에서는 특정 어젠다뿐만 아니라 다양한 의견이 흘러나왔다”며 “적폐청산을 제외한 노동·인권과 같은 더 큰 공통가치를 중심으로 우리 사회의 다양한 계층이 연대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무조건적인 광장정치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정재황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일상에서 국민들이 모든 정치과정에 참여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직접민주주의가 포퓰리즘으로 활용되는 측면도 있다”고 지적하면서 “국민들이 뽑은 대표자를 통해 의견을 전달하는 방식의 대의제를 통해 의사를 표출하고 광장정치는 최후의 보루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성욱·신다은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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