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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기각에 자살까지...'암초' 만난 KAI 수사

경찰, 자살 경위 조사 방침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경영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잇단 구속영장 기각’과 ‘김인식 부사장의 극단적 선택’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검찰이 하성용 전 사장의 구속영장 청구를 준비하는 등 승부처를 앞둔 시점이라 이들 변수가 앞으로 수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1일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김 부사장은 이날 오전8시42분께 경남 사천시 본인 거주 아파트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서 발견된 A4용지 3장의 자필 유서에는 “열심히 하려고 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아 안타깝다. 회사 직원분들께 누를 끼쳐 죄송하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KAI에서 불거진 방산·경영비리와 관련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 부사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회사 관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김 부사장의 갑작스러운 자살 소식이 전해지자 검찰은 “KAI 수사와 관련해 김 부사장을 수사하거나 소환한 사실이 없다”며 즉각 반응했다. 하 전 사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혹시 모를 영향을 경계하는 모습으로 풀이된다. 김 부사장은 하 전 사장과 경북고 동기 동창으로 KAI의 2인자이자 하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그만큼 김 전 사장이 KAI 수사에 압박을 느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법원이 구속영장을 연이어 기각한 가운데 김 부사장의 자살은 검찰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부영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는 앞서 20일 채용 비리 등 업무방해, 뇌물공여 등 혐의를 받는 이모 KAI 경영관리본부장에 대해 검찰이 재차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검찰은 지난 7월14일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KAI 수사에 착수한 뒤 총 5명의 피의자들에 대해 6번이나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발부된 것은 단 두건에 그치고 있다.

/사천=황상욱·안현덕기자 so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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