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미, 김금희, 임현, 젊은 소설가 셋이 독자들과 만나 소설에 대해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세 작가는 각각 2012년, 2016년, 2017년에 젊은 작가상 대상을 수상한 소위 ‘유망주’ 작가들이다. 지난 22일 저녁 서울 동교동 CY씨어터에서 진행됐던 예스24 여름문학학교에서 이들은 ‘지금, 소설을 읽는 이유’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소설을 읽는 이유’에 대해 손 작가는 “사실 나조차도 지하철에 타면 스마트폰부터 본다”며 “복잡한 것을 싫어하는 요즘 사람들에게 소설은 시간낭비”라고 답해 독자들을 폭소케 했다. 이어 손 작가는 “하지만 지금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 역시 시간낭비”라며 “혼자 고민을 할 여유를 만들어 주는 게 소설의 매력인 것 같다”고 답했다. 김 작가는 같은 질문에 “현실의 억압에서 벗어나 소통할 수 있는 매개체가 소설”이라며 “한 사람의 고민을 쓰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 지 알 수 있게 해준다”고 답했다.
이후 진행된 독자들과의 질의 응답에서도 흥미로운 이야기가 오고 갔다. ‘글을 쓸 때 중간에 변질되는 경우 어떻게 하나’는 질문에 대해 임현 작가는 김연수 작가가 언급했던 “초반의 3분의 1을 망쳐봐야 이 소설을 끝까지 쓸 수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있다는 말을 소개하며 “글이 되려면 서사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오염되고 뒤죽박죽돼 봐야 하는 건 당연하다”고 답했다.
‘소설이 돈이 되나’라는 질문과 ‘(젊은 작가상) 상금은 어디에 썼나’라는 질문에 손 작가는 “주위 사람이랑 비교하면 택도 없고, 힘들다”며 웃었다. 이어 “가끔 지금 직장에 다녔다면 대리정도는 돼서 밤에 도시를 보며 야근 수당도 나왔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을 이었다. 임 작가 역시 “상금은 자취방 보증금으로 사용했다”며 “돈 생각을 하면 글을 쓸 수 없다, 돈 생각 말고 다른 생각이 전혀 나질 않게 된다”고 웃었다.
‘예스24 여름 문학학교’는 총 3강으로 진행되며, 24일 박준, 김민정 시인의 2강 ‘시인의 삶, 삶 속의 시’, 29일 조남주 소설가, 노회찬 의원의 3강 ‘우리네 삶을 그린 소설 읽기’로 이어진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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