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교육계를 뜨겁게 달구는 이슈는 ‘코딩(coding)’이다. 내년부터 코딩은 중학교 교과과정에 정식 채택되며 오는 2019년부터는 초등학교 고학년(5·6학년) 교과과정에 실과 과목으로 도입, 순차적으로 정규과목에 포함된다. 개념 자체도 생소하지만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춘 교육계의 변화에 학부모의 관심은 높을 수밖에 없다. 이처럼 코딩이 뜨거운 감자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이를 요리하는 셰프와 도구를 보면 마음이 편치 않다. 코딩을 가르칠 교사는 누구여야 하는지, 교과서를 만들어 따라 하면 되는지, 정답이 없는 분야지만 실행 단계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호하다.
코딩의 사전적 정의는 ‘컴퓨터 언어를 활용해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이다. 다르게 표현하면 ‘컴퓨터에 효율적으로 일을 시키는 명령’이며 ‘코딩교육’은 ‘컴퓨터가 문제를 해결하도록 지휘하는 역할’을 배우는 것이다. 결국 코딩은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AI)의 성장 속에서 사람이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효율적인 무기라고 할 수 있다. 이토록 중요한 도구인 만큼 코딩을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우리가 그동안 접했던 ‘워드 활용법’ ‘익스플로러 활용법’처럼 일방적인 방식의 소프트웨어 교육과 달리 코딩은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주도적이고 진취적인 학습 자세가 중요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코딩이 고급기술 교육이 아니라 논리적인 사고 과정부터 결론까지 잘 표현해내는 일종의 논술교육(글짓기)과 같은 맥락으로 인식해야 한다. 논술을 잘하는 사람이 반드시 작가가 돼야 하는 것이 아니듯 코딩을 잘하는 사람이 무조건 개발자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부터 알려 나가야 할 것이다.
이처럼 코딩교육에 대해 인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기업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게임업계 1세대 정상원 넥슨 부사장은 “브라질이 축구를 잘하는 것은 도처에 잔디밭이 있어 어릴 때부터 뛰놀기 때문”이라고 했다. 즉 어디서든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 코딩을 즐길 수 있는, 체험해볼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은 코딩교육의 전면에 나서 ‘가르침’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다양한 체험의 장을 마련하는 후방지원을 고려하면 좋겠다. 아이들이 어디서든 쉽게 코딩을 경험해보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신나는 게임’처럼 말이다. 그 무엇보다 ‘세상을 바꾸는 코딩’의 힘을 믿는다. 부디 코딩교육 정착을 위한 교육계·가정·기업의 3중주가 어우러지면서 아름다운 합창을 할 수 있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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