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취임 당시부터 ‘낙하산 논란’이 제기되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박창민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대우건설 매각을 앞두고 취임 1년 만에 결국 물러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대우건설의 매각 전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우건설 측은 ‘최고경영자(CEO) 리스크’가 매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박 사장이 스스로 사임을 결정했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이와 별개로 대우건설의 매각이 여의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 나온다. 감사원이 박 사장의 선임 배경에 대한 감사에 나설 수 있는데다 주력 분야인 주택사업의 전망이 밝지 못하다는 분석이다.
대우건설은 14일 박 사장이 대표이사 사장직을 사임한다고 밝혔다.
대우건설 측은 박 사장의 사임 배경에 대해 “일각에서 박 사장의 사임과 대우건설 매각절차 중단을 요구하는 등 ‘CEO 리스크’로 진행되고 있는 매각 작업에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해 명예로운 자진 사임을 결심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박 사장의 사임에 따른 경영 공백 최소화를 위해 정관 및 이사회 규정에 따라 수석부사장이 사장 직무를 대행하면서 현재 조직 및 수행되고 있는 사업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건설기업노조는 박영수 특검의 ‘최순실 사태’ 수사 과정에서 박 사장이 최순실씨의 영향력으로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산업은행에 대한 감사청구를 감사원에 제기하고 회사 매각 중단을 요구하는 등 반발해왔다. 박 사장은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 사장을 지낸 뒤 상임고문으로 물러났다가 지난해 8월 대우건설 최초의 외부 출신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건설기업노조는 대우건설 매각 작업이 투명하게 진행돼야 하며 일단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해 박 사장 인선과 현재 진행되고 있는 매각 작업의 관련성이 감사원 감사에서 밝혀지는 대로 매각에 대한 입장을 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노조의 반발 외에도 건설 업계에서는 올해 1·4분기 기준 9조9,000억원대에 달하는 대우건설의 자산 규모와 국내 건설산업의 불투명한 업황이 매각 작업의 걸림돌로 꼽힌다. 한 건설업계의 관계자는 “대우건설의 자산 규모를 고려하면 국내에서는 인수할 만한 기업이 마땅치 않고 주력 분야인 국내 주택사업의 전망도 밝지 않기 때문에 해외에서도 매력을 느끼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의 사업 부문별 신규 수주실적 중 국내 주택사업의 비중은 올 상반기 66.9%로 지난해의 45.7%에서 증가했고 같은 기간 해외사업의 비중은 16.3%에서 3.9%로 감소했다. 지난 2011년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을 인수할 당시 주가는 1만5,000원대였으나 박 사장이 취임한 2016년 8월 말 6,000원대로 하락했고 이후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7,000원대에 머물러 있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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