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취임 이후 첫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3박 5일 일정으로 순방단과 함께 미국으로 떠났다. 방미 중 문 대통령을 보좌할 순방단은 소규모로 꾸려졌다.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심사와 장관 후보자 청문회 등 국내에서 즉각적인 대응을 필요로 하는 현안들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과 영부인 김정숙 여사는 이날 서울공항에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배웅을 받으며 공군 1호기에 탑승했다. 추 대표 외에도 우원식 원내대표와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 임종석 비서실장, 마크 내퍼 주한미국대사 대리 등도 문 대통령을 환송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내각 인사 중 유일하게 문 대통령을 수행하게 됐다. 한미 외교부 장관 회담이 잡혀 있는데다 주요 한미 정상회담 의제 안에 대북 문제 등 외교 이슈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청와대에서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함께 장하성 정책실장과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주영훈 경호실장과 박수현 대변인, 김현철 경제보좌관만이 첫 순방길에 동행하게 됐다. 차관급 인사로는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과 이인호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미국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국회의원으로는 미국 반출 문화재를 환수하기 위해 민주당의 안민석 의원과 김경수 의원이 동행했다.
문 대통령이 박근혜 정부 등 앞선 정부에 비해 소규모 순방단을 꾸린 까닭은 국내 상황 역시 손을 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임종석 비서실장 등 잔류한 청와대 관계자들은 송영무 국방부 장관 등 낙마 위기에 처한 후보자들의 청문회와 본격적으로 돌입한 추경심사에 대한 정치권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는 방침이다. 목요일 열리는 수석보좌관 회의도 건너뛰지 않고 임종석 비서실장이 주재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과 함께 미국을 찾는 경제사절단도 전용기 등을 이용해 속속 미국으로 떠나고 있다. 이번 경제사절단에는 삼성전자 등 4대 그룹 인사가 모두 포함됐다. 삼성에서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현대자동차와 SK그룹은 정의선 부회장과 최태원 회장 등 오너가 방미길에 나섰다. LG그룹에서는 구본준 부회장이 참석하고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허창수 GS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등도 문 대통령을 수행한다. 경제사절단은 대한상의와 미국 상공회의소가 개최하는 ‘한미 비즈니스 서밋(Korea-US Business Summit)’에 참석해 투자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경제사절단의 대미 투자 규모는 7조원가량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문 대통령은 순방기간 동안 백악관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Blair House)에서 3박을 한다. 이는 통상적인 관례를 넘어선 ‘파격 예우’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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