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결과는 서울경제신문이 15~16일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에서 나타났다. 안 후보 지지율이 이번 조사에서 42.6%를 기록한 문 후보에 비해 7.0%포인트(p)나 뒤진 35.6%로 집계된 것이다.
특히 여심의 역풍이 안 후보에게 악재가 됐다. 이번 조사에서 여성 응답자들의 안 후보 지지율은 33.2%를 기록해 문 후보의 지지율(46.2%)보다 13%포인트나 뒤졌다. 앞서 지난 11~12일 한국리서치가 JTBC의 의뢰를 받아 했던 설문조사에선 문·안 후보에게 각각 38%대와 35%대 지지율을 줬던 여성 응답자들이 한 주가 지나기도 전에 더욱 ‘반(反) 안철수’경향을 보인 셈이다. 이에 대해 김춘석 한국리서치 여론조사본부장은 “안 후보의 최근 유치원 관련 실언 논란이 다른 악재들과 복합적으로 작용해 안 후보의 지지율을 끌어내린 것 같다”고 진단했다.
화근이 된 것은 지난 11일 안 후보가 “대형 단설 유치원 신설을 자제하고 사립유치원의 독립 운영을 보장하겠다”고 밝힌 공약이었다. 단설 유치원이란 학교 등에 부속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설립되는 공립유치원의 일종이다. 가뜩이나 공립유치원 부족으로 유아 입학 대란이 빚어지고 있는데 안 후보가 추가 설립을 오히려 억제하겠다는 발언을 하니 불에 ‘기름’이 아닌 ‘화약’을 쏟아 부은 격이 됐다. 상황은 이후 해명으로 더욱 악화됐다. 안 후보가 자제하겠다는 것은 단설이 아닌 병설 유치원이라고 변명 아닌 변명을 한 것이다. 병설 유치원은 학교 등에 부속된 유치원이어서 단설과는 다르지만 이 역시 공립유치원이라는 점은 다르지 않다. 결국 이 같은 해명은 안 후보가 아예 보육문제 자체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세간의 평가로 확산됐다.
더구나 이 같은 발언을 했던 자리가 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주최한 사립유치원 유아교육자대회였다는 점은 한층 논란를 키웠다. 마치 안 후보가 사립유치원장들을 만나 그들의 이해관계에 영합하는 듯한 인상을 준 것이다. 안 후보측은 해당 발언의 진의가 곡해됐다며 언론 등을 통해 유권자들의 오해를 풀어줄 것으로 하소연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발언은 이미 워킹맘을 중심으로 여성들의 온라인커뮤니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번지면서 안 후보에 대한 반감은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분위기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구간에 ±3.1%포인트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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