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8주년 3·1절인 1일 박근혜 대통령 즉각 탄핵을 촉구하는 18차 촛불집회가 서울 도심에서 열렸다.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5시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 구속 만세! 탄핵인용 만세! 황교안 퇴진! 3·1절 맞이 박근혜 퇴진 18차 범국민행동의 날’ 집회를 개최했다.
촛불집회 참석자들은 비 내리는 날씨 속에서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반드시 인용해야 하고, 특별검사 수사기간 연장을 거부한 황교한 대통령 권행대행은 퇴진하라”고 촉구했다.
최영준 퇴진행동 공동상황실장은 “박근혜는 최후변론에서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왜곡보도와 촛불 때문에 자신이 이렇게 됐다고 항변했다”면서 “1,000만 촛불과 이를 지지하는 시민이 있었기에 탄핵 인용을 앞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번 촛불집회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98년 전 오늘 3·1운동의 힘으로 임시정부가 수립됐고, 마침내 1945년 대한민국이 해방됐다”며 “여러분은 진정한 독립과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뜻으로 모였다. 한 분 한 분이 유관순 열사”고 강조했다.
집회현장에서 만난 시민 김태순(54·여)씨는 “3·1절이라는 뜻 깊은 날이고, 박근혜 탄핵을 더 강하게 주장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면서 “서울광장쪽에서 탄핵반대 단체의 집회소리가 들리던데 우리를 향해 종북세력이라니 정말 정신나간 소리다”고 말했다.
3·1절을 맞아 촛불집회에도 태극기가 다수 등장했다. 다만 탄핵 반대단체의 ‘태극기 집회’와 차별성을 두기 위해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노란 리본이 함께 달렸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도 촛불집회에 참석해 현 정부의 한일 위안부 합의를 규탄했다.
이들은 집회가 끝나면 청와대 남쪽 100m 지점까지 행진한다. 앞서 탄핵 반대단체인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가 그보다 서쪽 경로로 청와대 앞 신교동 사거리까지 행진했다.
경찰은 이날 집회 현장에 경비병력 202개 중대(약 1만6,000명)를 투입하고, 광화문 광장 주변에 차벽을 설치해 양측을 격리시켰다. 퇴진행동과 탄기국은 서로 근접한 장소에서 각각 집회를 열었으나 큰 충돌은 없었다.
/김정욱·변수연·박우현기자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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