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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구조조정 미루면 日전철 밟는다는 IMF경고 새겨야

우리나라가 기업 구조조정과 구조개혁을 서둘지 않으면 ‘잃어버린 20년’을 경험한 일본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국제통화기금(IMF)의 보고서가 나왔다. 기업부채 급증, 노동시장 균열, 세계 최고 속도의 고령화와 인구감소 등 최근 한국이 경험하고 있는 작금의 현실이 20년 전 일본과 비슷하다는 게 IMF의 지적이다. 잠재성장률도 노동력과 자본투입, 생산성 감소로 1991년 8%에서 2015년 2.9%까지 급격히 떨어진 것으로 추정됐다.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이 예상보다 크고 빠르게 허약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적어도 3%대는 유지하고 있을 것이라던 기대가 무색해졌다.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더 심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가계는 내 집을 사느라고 1,300조원을 넘는 빚을 졌는데 집값 상승세는 눈에 띄게 둔화됐다. 가계부채 경고음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경기침체가 심화하면서 비정규직 비율이 빠르게 늘어가는 것도 걸림돌이다. 똑같은 일을 하는데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정규직 임금의 절반밖에 못 받으니 성과가 제대로 날 리 없다. IMF가 노동시장 이중성을 생산성 향상의 적으로 규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게다가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기업 구조조정은 해운을 제외하고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자금흐름 왜곡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IMF는 위기탈출 해법으로 좀비기업의 신속한 정리와 노동시장 이중성 해소를 통한 불평등 완화, 서비스 규제 개혁을 꼽았다. 모두 현 정부에서 기업 구조조정과 노동시장 구조개혁, 서비스산업발전법의 형태로 추진했던 과제들이다. 기존에 추진했던 정책들만 제대로 해도 일본이 겪었던 시련을 피해갈 수 있다는 의미다. 더구나 ‘철도·가스·전력 등 인프라 분야에서 규제를 완화하면 생산성이 0.25%포인트씩 높아진다는 IMF의 분석까지 나온 판이다. 사회경제적 비효율성을 없애고 떨어진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는 해법이 멀지 않은 곳에 있다.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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